인터넷에 있는 하와이 관련 커뮤니티를 보면, 랭귀지 스쿨(이하 어학원)에 대한 문의가 참 많다. 어떤 프로그램이 있고 그 코스를 마치면 수료증이 나오냐 안나오냐부터 시작해서, 어느 학원이 어떤 프로그램이 있고없고 등등 어학연수는 여전히 취업을 목적으로 하는 학생 및 직장인들에게 일종의 “투자” 개념으로 볼 정도로 크다. 이번 글에서는, 어학원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적으려고 한다. 글쓴이의 영어는 여전히 어버버하는 수준이므로 글쓴이가 영어를 논하기에는 자격미달인건 알지만, 이 글은 영어 잘하는 법에 대한 글이 아니다. 미리 언급하지만, 글쓴이는 성격이 다소 부정적이고, 시니컬하게 의사를 표현하는 성향이 있음을 양해 부탁드린다. 글쓴이의 다른 하와이 글을 안읽어보신 분들도 있으므로 글쓴이에 대해서 짤막하게 소개하자면, 글쓴이는 2007년도에 하와이에서 어학연수부터 시작해서 하와이에서 4년제 대학을 졸업한 후, 하와이 주정부 교육부의 한 부서인 하와이 주립대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전 하와이 관련 포스팅과 마찬가지로, 글쓴이가 유학와서 겪은 경험 위주이며 오로지 하와이에만 한정한다. 본토는 안가봐서 모르므로, 이 글을 읽고 미국 본토에 있는 어학원도 그럴 것이라고 판단하시면 안되겠다. 글쓴이가 듣기로는, 본토 대도시에 있는 어학원들은 상당히 좋은 곳도 있다고 들었다.

많은 분들이 어학원(랭귀지 스쿨)에 대해 일종의 “환상”을 갖고계시는데, 예를 들자면 어학원을 수료하면 영어가 유창해질 거라고 생각하시더라. 보통 하와이에 소재한 어학원들의 월 학원비가 최하 $600 정도에서 시작해서 좀 이름있고 프로그램 좋기로 유명한 학원들은 월 $1,200이 넘는다. 여기에 집 렌트비며 생활비를 포함하면 한 달에 최소 200만원 이상 지불하면서 어학원을 다니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실상은, 여기 현지 어학원의 수준이 한국의 원어민 회화반과 별로 다를 바가 없다. 영어만 할줄 알면 누구나 강사로 취업할 수 있다보니 인건비가 상당히 싼 어학원 강사에게 기대할만한 부분은 거의 없으며, 다시 말하자면 영어교육학이나 기타 그에 관련된 분야를 전공한 대학졸업자가 여기서 일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오로지 “영어회화 향상”만이 목적이라면, 차라리 그 돈으로 한국에서 영어교육 전공한 영어권 외국인이랑 1:1로 전문과외 받는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더 심각한 얘길 해드린다면, 하와이에서 가장 좋다는 학원 2개 중 한 군데라는 곳에서 일하는 영어강사들도, 문법은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다. 빈칸 채우는 곳에서 어떤 단어를 넣었을 경우 그게 왜 그 단어가 들어가는지 설명을 못하는데다, 강사가 하는 말이 “우리는 그냥 그렇게 말을 하고 자라와서 그런갑다하지,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란다. 물론, 한국어의 경우도 “굳이“를 왜 “구지“라고 발음하냐고 누가 글쓴이에게 묻는다면, 글쓴이는 이걸 설명할 수 없다. 구개음화라는 현상에 대해서는 그냥 그런게 있다라고만 배웠지, 그게 어떤 이유에 의해서 되는건지는 모르고, 또 그렇게 쓰면서 자랐으니까. 하지만, 어학원에서 일하는 그들은 영어를 가르치기 위해서 고용된 “영어강사”이며, 문법을 가르치겠다고 했으면 그걸 설명할 줄도 알아야한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비용을 한 달에 백만원 가까이 지불하고 다니는 곳이라면.

글쓴이가 올렸던 하와이의 실체-3 글에는 따로 언급을 안했지만, 글쓴이는 처음 하와이에 왔을 때 Global Village (GV)라고 하는 상당히 유명한(미국, 호주, 캐나다에 널리 퍼져있다) 어학원에 6개월을 등록해서 유학을 왔다. 영어를 너무나도 못했던 관계로, 한 1년 정도 어학연수 했다가 전문대(CC, Community College)로 넘어갈 계획이었으며, 개인이 아닌 가족이 학생비자를 받으려면 6개월 조건이 의무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6개월을 했다. 그리고 6개월 후에는 바로 전문대로 넘어갔다.

당시 유학떠나기 전에는 내심 좋은 학원에서 공부하고 싶어서 위에 적힌 비싼 학원인 GV를 등록했었는데, 한 달 겪고나서 많은 실망을 했다. 하와이의 실체 3편에 적었지만, 유학오기 전에 “민병철 어학원”이라는 어학원에서 회화 3개월, 토익 3개월을 공부했었는데 솔직히 월 80만원짜리 GV가 월 10만원짜리 민병철 어학원에 비해 8배는 커녕 뭐가 좋은지 모르겠더라. 한국인은 많지않았지만 그렇다고 그게 또 영어하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도 않을 뿐더러,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기들과 모국어가 통하는 사람들하고만 어울린다. 예를 들면, 유럽애들은 유럽애들끼리만 어울리고, 일본애들은 일본애들끼리만 어울리는 식이다. 간혹 독하게 마음먹고 이 사람 저 사람(특히 유럽인들)과 어울리려고 노력하는 학생은 종종 있지만, 그렇다고 그게 “유창한 영어 회화”로 연결되진 않는다. 그냥 “그래도 어학연수와서 보람차게 놀다가는구나”라는 정도로 인식될 뿐이다. 그래도 이건 그나마 낫다. 학원 끝나면 곧장 집에 와서 방에 처박혀 영어공부한답시고 하루종일 방구석에만 있는 것보단 낫다. 사실, 많은 한국 학생들이 어학원 끝나면 곧장 집으로 가서 잘 안나온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물가 때문인데, 보통 대부분의 어학원들이 수업 외 별도의 여러가지 다양한 활동이나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있지만 사실 그것들이 전부 무료가 아닌 유료이고, 액수도 역시 상당하다. 한 번 참여할 때마다 적게는 $100에서 많게는 $200 넘게 들어가는데, 이것을 매일 혹은 매주마다 하기에는 금전적으로 부담이 많이 되고, 결국에는 한국 학생들 내지는 몇몇 친한 외국인 좀 모아서 해변에 간다거나 바베큐 파티를 한다거나 하는 식에서 끝나게 된다.

왜 어학원이 영어회화에 도움이 안되는 이유를 알아보자.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어학원 내에서 이루어지는 의사소통의 한계 때문인데, 어학원이 어떤 곳인가? 영어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가는 곳이다. 영어를 배우고자하는 사람들이란 결국 영어를 못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인데, 거기에서 학생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대화의 수준은 이렇다
“너 한국에서 직업이 뭐였냐”
“너 오늘 뭐 먹을거냐”
“너 내일은 뭐하냐”

이 정도 수준에서 벗어나질 않는다. 게다가 일본 어학연수생들의 스피킹은 여전히 충격으로 기억되는데, 하루는 수업 중에 옆에 앉은 일본학생이 자꾸 “독토”라는 단어를 얘기하길래 대체 독토가 뭐냐고 물어봤더니, Doctor란다. 물론 어학원 내에서 학생들과 다른 주제의 대화도 할 수 있고, 강사의 주도(욕심으)로 시작되는 심도있는 주제의 토론을 할 때도 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아직까지는 그런 수준의 대화를 할 능력이 안되기 때문에 완전한 문장이 아닌 단어 위주로 의견을 표시하게되고, 학생들 사이에서 그러한 영어가 “서로 이해되는 현상”이 있기 때문에, 본인이 영어회화가 된다고 “착각”하게 되는 것이다. 강사는 강사 입장에서 비영어권 학생들을 워낙 많이 상대해왔다보니,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는지 바로 눈치채고 이해한다.

하와이의 높은 생활비 때문에 글쓴이는 생활비 절감을 위해서 아직도 룸메이트를 데리고 사는데, 어학연수생이 오게되면 늘 강조하는 것이,
“하루라도 빨리 어학원은 그만두고 무조건 전문대(CC, Community College)로 가라. 그래야 영어가 는다.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했건 대학원을 졸업했건, 전문대 가서 미국애들한테 무시 받아가면서 수업 들어봐라. 매일 하루에 2장씩 에세이 써서내고 학기마다 15장씩 페이퍼 써서 제출하고, 미국 애들이랑 그룹 프로젝트 하다보면 안늘 수가 없다.”
라고 얘기한다. 글쓴이가 전문대를 권하는 이유는, 전문대를 졸업하라는 뜻이 아니라, 거기서 미국애들이랑 섞여서 수업도 듣고 공부도 하라는 의미에서 권하는 것이다. 어학원 가보면 학생들 대부분이 전자사전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수업을 한다. 당연하다.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빨리 찾아야하니까. 전문대 가면, 물론 첫 한두학기 정도는 사전 없으면 수업을 따라갈 수가 없다. 그러다 나중에 학교생활에 익숙해지면 사전을 잘 안쓰게 되는데 (나쁜 습관이라고 들었다), 사실은 사전 찾아가면서 문법 따져가면서 교과서 읽을 시간이 안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읽어야하고(교과서들이 두껍다), 또 그런 생활을 오래하다보면 왠만한 문장은 자연스레 속독이 가능하게 된다. 모르는 단어들이 나오더라도 그것들의 뜻을 찾고 그 단어들을 다시 에세이/페이퍼 작성할 때 재사용함으로서 그 단어들이 습득이 된다. Academic English라고 해서, 학교에서 에세이/페이퍼 쓸 때마다 수십수백번씩 활용하는 관용구나 단어들이 있다. 페이퍼를 몇 장씩 쓰기 위해서는 다양한 표현들을 알아야하고, 그것들을 찾으면서 자연스레 익히게 되는 것이다.

글쓴이가 어학원 6개월을 마치고 전문대 (커뮤니티 칼리지) ESL 수업을 듣게됐을 때 상당히 놀랐던 점 몇 가지가,
1. 같은 반 일본학생들의 영어수준이 한국인과 다르지 않았다. Writing에 있어서 어떤 학생들은 훨씬 잘했다.
2. 수업에서 다루는 주제가 너무 어려워서,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지금도 기억나는 것이, 그것도 첫 학기에, 중동 지역에 Aral Sea라고 하는 거대한 호수가 있는데, 주변에 마땅한 수자원이 없다보니 주변 국가들이 이 호수에 관개를 해서 농업용수로 사용했는데 무분별하게 대책없이 사용하다보니 이 호수의 수위가 심각할 정도로 줄어들어서, 주변 국가들의 물 부족 문제가 상당히 곤란한 수준에 처했다는 주제를 대략 보름 정도 다뤘다. 이 주제에 대해서 에세이도 쓰고 관련 환경 다큐멘터리 보고 레포트도 썼는데, 어학원에서는 결코 다루지 않을 뿐더러 다룰 수도 없고, ESL임에도 불구하고 10장씩 써서 제출하는 에세이는 하와이 어학원 강사들 수준에서 제대로 평가할 수가 없다.

영어를 가르치는 사람은 단순히 말만 잘해서는 안되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결정적인 경험이 하나 있었다. 아는 유학생 동생 하나가 전문대를 진학할 계획을 갖고있어서 어학원 강사가 도와준다고 2-3일에 한 번씩 어떤 주제로 에세이를 써오면 봐주겠다고 했단다. 그래서 2-3장 정도 에세이를 써서 주면, “이건 완전 엉터리다, 형편없다”라고 얘기하면서 싸인펜으로 쭉 긋고 다시 써오라는데, 뭐가 잘못됐는지는 얘기를 안해주니까 그게 계속 반복이 된다고 했다. 솔직히, 한국인 입장에서는 싸인펜으로 종이를 쭉 긋는다는게 기분이 나쁠 수도 있는 일이다.

그에 비해 글쓴이가 전문대 첫 학기의 ESL과정에서 처음으로 5장짜리 에세이를 쓰게됐는데, 그때 당시 교수(인지 강사인지 잘 모르겠지만)가 학생 하나하나씩 불러서 개인면담을 했었고 나한테 이런 얘길 했었다.
“학생들이 에세이를 쓰게되면 일반적으로 모국어의 언어적인 특성에 따라 에세이의 형태가 나오는데, 너는 한국인이고 한국어는 동사가 맨 뒤에 위치하기 때문에 모든 주제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을 뒤에 적었다. 하지만, 영어는 동사가 맨 앞에 위치하기 때문에 따라서 영어로 작성하는 모든 페이퍼는 항상 가장 중요한 주제를 가장 먼저 적고, 다음 중요도가 떨어지는 순서대로 적는다.”

이 정도면, 적어도 내가 보기엔, 비영어권 학생들을 가르칠만한 충분한 지식이 있다고 보인다. 주제가 환경오염에 대해서 쓰는 것이었는데, 당시 내가 처음 제출한 에세이의 형태는,
“서울의 환경오염은 이런 문제가 있고 저런 문제가 있고 그런 문제가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이것이다” 라고 썼다. 가장 중요한 것을 가장 나중에 적었다. 하지만 영어에서는
“서울 환경오염의 가장 큰 문제는 이것이다. 그 이외에도 이러저러한 문제가 생기고 있다.”
라는 식으로 가장 중요한걸 가장 먼저 적고, 다음 단락에서 그것에 대한 본격적인 문제제기를 한다. 그 다음 단락에서는 그것을 뒷받침하는 증거자료 등을 설명하고 마지막으로 결론을 낸다. 즉, 기승전결의 구조를 갖춰야한다는 것이다.

첫 학기부터 15장짜리 페이퍼를 썼다. 이후로도 전문대를 졸업하기 전까지 매 학기마다 10장 이상씩 쓰는 과목들이 하나씩은 있었다. 그 생활을 2년 넘게하다보니, 왠만한 페이퍼는 주제 떨어지면 머리 속에 스토리부터 짜고 기승전결마다 어떠한 주제로 어떻게 써나갈지부터 그리게 된다. 처음 쓸 때는 한 장 쓰는 것도 어렵지만, 이것이 익숙해지면 5장 정도는 얼마 걸리지도 않는다.

이제 어학원 갈 마음이 드시는지? 글 첫 부분에 적었듯, 글쓴이가 좀 많이 비판적이다. 이거 보면 어학원은 절대 가면 안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물론 그렇진 않고, 영어 수준이 초급이시라면 어학원은 충분히 도움이 된다. 또한, 외국에서 살아봤다는 그 경험은 그 어떤 것도 대신할 수 없다. 하지만, 본인이 영어는 어느정도 수준이 되어있다고 판단되면, 어학원은 돈 낭비 시간 낭비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어학원에서 다루는 주제와 어휘는 아주 기초적이다. 한 번은 어떤 어학연수생이, 어학원이나 전문대나 수준차이가 별로 없지않냐고 그러던데, 정말 웃기지 말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환경오염부터 시작해서, 미국의 저소득층 자녀들을 위한 평등한 교육을 시행하는 HeadStart라는 정부 정책에 대한 주제를 다루는데 그게 비교가 될 것 같은지?

어학원에 가게되면 “레벨”이라고 하는 것이 있어서, 이 레벨에 따라 반이 나뉜다. 글쓴이가 다녔던 GV는 1-7까지 있어서, 1-4는 오후에 수업이 있고, 5-7은 오전에 있었는데, 오전반=고급반 이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오전반 다니면 영어를 잘한다는 웃기지도 않은 자부심이 생기기도 하는 곳이다. 그런데, 나중에 실상을 알고보니, 어학원 오래 다니면 그냥 알아서 다 올려준다. 한 달에 수백 달러씩 내가면서 다니는 학원인데, 학생들 꾸준히 유치하려면 결국 오래 다니는 학생들을 배려해줄 수 밖에 없고 그러다보니 레벨 7에 있는 한 일본인 학생의 영어수준이 형편없음에도 불구하고 알고보니 2년째 다니는 학생이라는 점을 알게됐다. 결국 어학원은 수익이 목표인 전형적인 “회사”나 다를 바가 없다.

일부 어학원들은 뭔가 수준 높아보이는 코스를 만들어놓고 이것을 수료하면 수료증을 준다고 하는데,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동네 상가에 있는 어학원에서 수료증 주면 그게 나중에 취업에 도움이 될까? 이력서에 기재할 수 있을까? 동네 상가가 아닌 서울 강남에 있는 어학원에서 수료증 받는다고 생각해보자. 그건 어떨까?

절대 기대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어학원에서 발급해주는 수료증은 “영어가 적힌 종이”일 뿐이다.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고, 그 어디서도 인정해주지 않는다. 참고로, 하와이 거주하는 현지인, 심지어 한국인들조차도 GV라는 어학원은 들어본 적도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하와이에서 가장 크고 가장 비싸고 가장 유명한 어학원은 GV와 ICC라는 곳인데, 둘다 여기 사는 사람들은 아무도 모른다. 하와이가 ESL이 유명하긴 하지만, 그건 하와이 주립대학교에 정식으로 개설되어있는 전공과목에만 해당하는 얘기고, 어학원은 하와이가 ESL이 유명하다는 소문에 같이 따라가는 것일 뿐이다.

이미 어학연수를 오셨는데 이 글을 보셨다면, 속 편하게 놀다가시라고 권해드린다. 대부분의 어학연수생이 현지 물가 때문에 놀라서 아무 것도 안하고 학원 끝나면 바로 집에 가서 박혀있는데, 그러지 말고 돈 부담되도 할거 안할거 다 해보고 최대한 놀다가면 나중에 추억거리도 있고 사진도 남는다. 하와이 사는 현지 한인들조차도 어학연수=놀러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걱정말고 보람차게 놀다가면 된다. 그런데, “난 정말로 영어를 열심히 하고싶다” 라고 생각하시면, 지금 당장 Kapiolani Community College 홈페이지 가서 입학절차를 알아보시고 필요한 서류들부터 당장 한국의 식구들에게 보내달라고하고, 빨리 입학에 대해서 알아보실 것을 권해드린다. 한국에서 받아야할 서류는 $23,000 이상의 잔고증명서, 홍역(MMR) 접종 증명서인데, 홍역은 어느 병원에서 했는지 기억이 안나면 한국에서는 서류를 받을 수 없다. 다행스럽게도 여기서 싼 가격에 다시 접종받을 수 있으니 너무 걱정 안해도 된다. 입학허가 받고나서 하와이 주립대학교 Health Center 가면 $20 정도 금액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다만 주의할 점은, 1주일 간격으로 2회 접종을 받아야하니 2주가 소요된다는 점을 알고있어야한다. 가장 중요한 건 잔고증명서다. 액수가 꽤 되는데 저걸 하루아침에 만들어낼 방법이 없으니 시간이 걸릴테고, 따라서 저걸 가장 먼저 준비해달라고 요청해야한다. 다행스러운건, 잔고증명서에 찍힌 이름의 가족관계는 증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한국은 결혼해도 성이 바뀌지 않는데다 아무래도 외국의 가족관계를 증명하는 것은 절차가 복잡할테니, 좀 형식적으로 제출하는 서류라고 보는게 맞을 듯 하다.

하와이 내에서의 전문대학 입학허가는 본토 유명대학들과는 달라서, 서류만 제출하면 바로 입학허가가 떨어진다. 특히나 하와이 내에서 이미 어학원을 다니고 있다면 토익/토플 시험도 안봐도 된다. 학교 내 자체시험만으로 입학이 가능하다. 입학해서 본인이 ESOL 94 수업만 마칠 수 있다면, 영어로 수업들을 준비와 자격이 충분하다. 이후 ESL100을 비롯한 각종 교양과목들을 현지 학생들하고 같이 수업들으면서 겪다보면 영어실력은 분명히 상승한다. 하지만 ESOL 94까지도 못가면, 영어공부는 그만 포기하고 한국 돌아가시는 것이 시간 절약 돈 절약의 지름길이다. 실제로도 ESOL 94까지 못가는 학생들은 대부분 포기하고 한국 돌아갔다. 어려워서 도저히 적응이 안된다더라.

몇몇 학생들이 얘기하는 바는 대학은 스피킹은 안가르치고 쓰기 위주로만 가르치기 때문에 회화가 늘 수 없을 거다라고 하는데, 글쓴이가 2007년도부터 지금껏 공부해오면서 깨달은 비밀이 있다. 그것은, 쓰기를 공부하면 읽기가 딸려오고, 말하기를 공부하면 듣기가 딸려온다 이다. 그런데 한국의 영어교육은 읽기와 듣기만 가르치기 때문에, 한국 학생들은 읽기, 듣기, 말하기, 쓰기 모두 다 공부해야한다는 점이다. 특히 쉐도잉이라고 불려지는 공부방식은 며칠만 해도 효과가 보일 정도더라 (대신 그만큼 인내심이 필요하다). 5년 반 대학생활 동안 에세이 쓰고 프로젝트 페이퍼 쓰느라 스피킹은 한 번도 공부한 적은 없지만, 정말 거짓말처럼 회화가 어느정도 된다. 왜냐하면, 내가 페이퍼를 쓰는대로 회화가 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내가 writing을 하는 수준만큼 말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말하는 것이 쓰는 것보다 속도가 몇 배나 빠르기 때문에 그렇게 말이 빨리 나오진 않지만, 몇 년 동안 페이퍼 쓰다보면 어느정도 수준까지는 다들 나온다. 게다가 영어는 쓰는 영어와 말하는 영어가 거의 비슷하다고 한다 (한국어는 소설에서 나오는 것처럼 말하진 않는다).

아직도 기억나는 글쓴이가 겪었던 전문대 일화 몇가지를 소개해드린다.
첫 학기에 Introduction of Business라는 수업을 듣게됐는데, 그 수업 교수님의 스타일은 새로운 주제에 대해서 모든 학생들에게 질문을 하는 식이었는데, 그 질문이 수업마다 여러 개씩 나오는 것이었다. 첫 학기였다보니 수업을 따라가는 것도 어려웠고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질문은 침묵으로 대답하기가 대부분이었는데, 어느 날 하루는 1929년 미국에서 발생한 경제적인 큰 사건이 뭐냐고 물어봤고 그 순간 내 머리 속에 떠오른건 “경제 대공황”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공황이라는 단어가 panic이 아니라는 사실은 알았지만, 이게 뭔지 도저히 기억이 안났다. 그렇다고 이걸 설명할 영어실력은 안됐고 어쩔 수 없이 “I don’t know”라고 얘기할 수 밖에 없었다. 너무나도 창피했고, 여기 수업을 듣는 현지 학생들이 날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라는 생각에 자존심이 상해 견딜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다녔다. 유학오기 위해 쏟아부은 돈이 내 전재산이었기 때문에. 이 글을 읽고계신 분께서는 경제대공황이 영어로 뭔지 아시는지? 모르신다면 이걸 지금 바로 영어로 설명하실 수 있으신지? 그렇다. 쉽지않다. 참고로, 경제대공황은 “the Great Depression”이라고 한다.

또 다른 일화는, 교양과목 History와 다른 것들 중 하나를 들어야했는데 뭘 들을까 고민하다가 마침 아는 유학생 동생 하나가 History 과목을 수강했다길래 어떻냐고 물어보니 뭐 그럭저럭 괜찮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 수업을 수강했다. 숙제나 쪽지시험이 하나도 없었고 중간고사 3번, 기말고사 1번이 전부였다. 대신 교과서가 2권이었다. 중간고사 3번 모두 시험 성적이 50점에서 60점 사이었는데, 처음에 이 점수를 보고서는 60점 만점인줄 알았다. 모든 시험이 주관식/에세이였고, 한국에서 공부하던 그런 역사시험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시험문제가 출제됐다. 지금도 생각나는 문제 중 하나가,
“로마 공화정이 몰락하게 된 정치적인 배경을 서술하고, 이것이 현대 사회의 정치와 관련되는 부분에 대해 의견을 서술하시오”
정도였다. 한국말로도 어려운 문제였다. 이대로 가다간 성적이 D가 나올 것 같아서, 어떻게든 C를 받기위해 기말고사 전에 교수님 찾아가서 면담을 요청했다. 그때 교수님이 이런 얘길 했다.
“니가 한국에서 공부하던 것 같은 그런 식으로 역사를 공부하면 안되고, 지난 날에 있었던 사건들이 왜 그랬는지 이해하고, 이것이 지금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였다. 뭐, 나름 뻔한 얘기긴 한데, 어찌됐든 겨우 C는 받았다.

보통 여기 하와이에서 대학교를 졸업한 한인 유학생들끼리 공감하는 바는, 4년제 대학은 졸업을 해야 그나마 딱 먹고살만큼 영어하지않나 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위에 서술한 여러가지 일들을 4년 이상 (유학생으로는 4년 안에 졸업하기가 어렵다) 겪어야 “그나마”라는 수준이 되는데, 어학연수 몇 개월로는 상상에 맡기겠다.

다 쓰고 읽어보니 내용이 좀 많이 뒤죽박죽이다. 하지만, 글쓴이의 생각과 의견은 충분히 전달됐다고 생각한다.
질문이 있으신 분은 여기에 글을 남겨주시거나 방명록에 남겨주시면 언제든지 답장 드린다.

도움이 되셨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