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2010년도쯤, Nordstrom 백화점이 알라모아나 쇼핑센터에 처음 생기고 얼마 안있어서 시계를 하나 사게됐다. 당시에는 참 돈이 없었을 시절이라 지금 생각해보면 대체 이 시계를 왜 사게됐는지 이해가 안된다. 원래도 손목시계를 불편해해서 잘 안차고 다니는데, 아마도 친구가 차고다니는 버버리 시계가 마음에 들었던지 Nordstrom 백화점을 지나치다 우연히 시계 코너를 보게됐고, 그때 정말 비싼 시계인데 특별히 할인한다는 직원의 꼬드김에 이 시계를 우연히 보게됐고, 디자인이 너무 마음에 들었던 기억이 난다.
빅토리녹스 얼라이언스 241298이라고 하는 모델인데, 당시 구입가격이 아마 $299 였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마치 청바지 같은 색깔이, 줄만 그런게 아니라 시계 내부도 2중 컬러로 되어있어서 보는 방향에 따라서 청녹색이 반사되는데 아주 멋있다. 지금봐도 디자인은 참 괜찮다.
직업이 컴퓨터를 하루종일 끼고 살다보니, 아무래도 손목에 뭔가가 있으면 상당히 거추장스러워서 시계를 잘 안하는데다, 원래 시계자체에도 별로 관심이 없다보니 구입해서 한동안 차고다니다가 언제부턴가 구석에 쳐박아두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몇 년 동안 잊고살았다가, 어제 우연히 찾게되었다. 기왕 찾은거, 다시 한 번 차고다니자는 생각이 들어서 차봤는데 생각보단 안불편하네.
이젠 색이 바랜 것이 확실히 오래된 티가 나는데, 이마저도 마치 색을 일부러 바래게 만든 듯한 청바지 색깔이 나는 것이 여전히 너무 멋있다. 나이가 먹어가는 건지, 이제는 새거보단 오래되고 세월의 흔적이 묻은 물건들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시계줄 색이 누래져서 싫다는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레트로 스타일로 만들어져서 오히려 더 멋지다. 가죽끈은 여전히 튼튼하고, 손톱정도로는 긁어도 기스 하나 안난다.
더 좋은건, 이 시계의 가격이 아직도 그대로라는 점… 특히 한국 가격은 아직도 50만원이나 된다.
돈 벌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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