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루도 빼놓지 않고 오픈솔라리스 커뮤니티(http://opensolaris.org/jive/forum.jspa?forumID=13)를 들락날락 거린다. 일단 2010.06 버전이 언제 나오는지가 궁금하기도 하거니와 향후 오픈솔라리스의 진로가 어떻게 될 것인지 무척이나 궁금하기 때문이다.

그게 뭐가 그리 궁금하냐면, 내 생각에 취업을 위해서라면 IBM의 AIX 내지는 솔라리스를 다룰 줄 알아야할 것 같은데, 둘 중 뭘 해야할지 아직 결정을 못내렸기 때문이다. 둘 다 하면 되지 않느냐 라고 생각이 들곤 하는데, 일단은 한 우물만 파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AIX는 서버도 따로 구매를 해야하기 때문에, 일단 Intel 시스템에 쉽게 설치되는 솔라리스와는 추가적인 비용이 들어간다. 그런데 왜 리눅스가 아니라 유닉스일까…
일단 내 생각이긴 한데, 리눅스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공부하고 있고 굳이 전산전공이 아니더라도 컴퓨터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다 한 번씩 깔아서 써봤을 정도이기 때문에, 어차피 리눅스는 기본으로 적당한 수준에서 다룰 줄 아는 정도라면 남들과 조금은 차별화된 기술이 있어야하지 않을까 하는 게 내 생각이다.

한국에서 일하는 아는 동생 말로는 AIX는 IBM 관련업체에서 일할 거 아니면 비추라고 하는데, 미국에서 IBM의 입지는 초강력 IT기업이기 때문에 그 파워를 무시할 수가 없는 수준이다. 일단 시장점유율은 뭐가 더 우세하다고 할 수 없는 수준이지만 일단 확실한 점은, IBM은 오픈소스 진영의 강력한 후원자로서 AIX 말고도 서버업체에서는 최고의 위치에 있는 회사지만 그렇다고 HP나 Sun에서 리눅스 서버를 안하는 건 아니라는 거다. 그래서 결론은, 뭘 해야할지 여전히 모르겠단 거다.

일단은 솔라리스에 더 땡기고 있다. AIX는 아직 안써봐서 모르겠지만 리눅스가 아닌 Unix는 뭘 해도 불편할 거라는 건 안봐도 알 것 같다. 솔직히 오픈솔라리스를 노트북에 설치해서 쓸 때만 해도, 깔려있는 걸 쓸 때는 불편한 걸 모르지만, 뭔가를 새로 설치하려고 하는데 만약 솔라리스에 그런 패키지가 없으면 아주 답답하다. 소스 컴파일로 설치하면 되겠지만 소스 컴파일이 잘 안된다. 대부분의 오픈소스 쪽은 gcc로 컴파일을 해야하는데, 그 과정에서 없는 라이브러리들이 무쟈게 많다. 이것도 이래 불편한데, AIX는 더 불편하겠지.

일단은, 솔라리스는 내가 이전 포스팅에도 몇 번이나 강조했지만, zfs와 zone 이것만으로도 이미 결론은 났다고 볼 정도다. 그래서 솔라리스에 좀 더 땡기는 거다. 그런데 이노무 솔라리스가 오라클 땜시 결론이 안나니…

현재 우리 집에서 쓰는 컴퓨터를 비롯해서 일하는 가게에서 쓰는 서버&PC까지, 리눅스는 단 한 대도 없다. 미안하다 리눅스. 집에서 쓰는 컴은 아이맥 20″이고, 서버는 오픈솔라리스 2009.06. 일하는 가게 역시 내 전용 컴은 아이맥 24″, 서버는 오픈솔라리스 2009.06이다. 최근 두 달 사이 실수로 엄청난 데이터를 날려먹으면서 맥의 타임머신 같은 증분백업툴이 필요한데 리눅스에는 그런 게 없는 것 같고, 그렇다고 3개월 4개월씩 하드 전체를 백업하기엔 용량이 무쟈게 딸린다.

며칠 전, 토렌트에서 뭘 좀 다운받아야할 일이 생겨서 오픈솔라리스 패키지를 뒤져보니까 그나마 좀 익숙한 rtorrent가 없다. BitTorrent가 있긴 한데 사용법이 좀 생소한 건 둘째치고서라도, 맥의 uTorrent에서 정상적으로 받아지는 파일이 BitTorrent에서 안받아지는 이상한 현상이 생기는 거다. 그래서 테스트를 좀 해보고자 rTorrent의 소스를 다운받아서 컴파일을 하려고 하는데 이게 또 컴파일이 안되는 거다. 내가 아는 지식을 총 동원해서 라이브러리 패스 지정해주고 별짓 다 해봤는데 일단 컴파일이 안된다. 뿐만 아니라 숙제할 때 가끔 필요한 콘솔형 계산기인 Mathomatic 역시 컴파일이 안된다. 역시 솔라리스가 기업에서 쓸 서버로서는 정말 좋지만 (회사에서 토렌트로 다운받을 일은 없을테니) 나처럼 개인이 집에서 가정용 서버로 쓰기에는 무척이나 불편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순간 마음이 흔들려서 그냥 원래 쓰던 리눅스로 다시 밀어버릴까도 생각해봤지만, 다시 밀어버리면 솔라리스 공부하는데 지장이 생길 것 같기도 하고 기왕 마음 먹은 거, 작심삼일은 가야하지 않나 싶어 일단 어떻게든 써보기로 했다.

그 와중에 Nexenta라는 또 다른 오픈솔라리스의 배포판을 알게됐다. 사용기나 설치후기 내지는 뭔가 정보가 있을까 싶어서 한국 사이트를 구글링 해봤는데 전혀 없다. 전~~~혀 없다. 아예 없다. 한 개도 없다. 대체 IT 강국 대한민국은 리눅스 아니면 아예 관심조차 없는 것인가.

따라서, 본 포스팅이 한국 최초의 Nexenta 사용후기가 아닐까 싶다 (말만 거창하다). 설치과정은 http://www.nexenta.org/projects/site/wiki/GettingStarted 에서 보고 따라하면 되겠다. 설치는 리눅스 설치를 안해봤더라도 상당히 쉬운 편이다. 지역시간대 설정하고 root 비번, 일반사용자 비번 정해주고 dhcp와 ip6만 Yes/No 결정만 하면 그게 끝이다. 참고로 저 사이트의 스샷과는 달리 Nexenta의 최신버전은 X-Windows가 포함되어있지 않다.

Nexenta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본다.
1. 오픈솔라리스 기반
2. ZFS deduplication 지원 (deduplication을 뭐라고 해석해야할지 모르겠다)
3. Crossbow (네트워크 레이어 가상화 기능) 지원
4. 13,000 여개의 패키지
5. 우분투 8.04 저장소 기반의 패키지 구성
6. 최신 dpkg, apt, gcc, binutils, coreutils, perl, python, ruby, qt libs, gtk libs 등 포함
7. 아파치, PHP, MySQL, PostgreSQL, exim4 등의 서버 어플리케이션을 위한 Service Management Facility 지원
8. 데비안과 100% 똑같은 환경, 쉬운 업그레이드, 쉬운 설치.
9. Vim, Screen 기본 포함
10. apt-clone 포함
(zfs와 통합된 새로운 툴로서, apt-get dist-upgrade나 기타 패키지 업데이트시 새로운 BE를 만들고 이에 대해 스냅샷을 찍는 유틸리티. 즉 업데이트 이후 뭔가 잘못되면 다시 되돌아갈 수 있다.)

그야말로 대부분의 리눅스 유저들이 딱 찾는 OS가 아닐까 싶다. 솔라리스만의 강력함, 그리고 익숙한 데비안 환경. 우분투와 거의 비슷한 수의 패키지는 그야말로 내가 원하던 배포판이었던 것이다. 외국쪽 인터넷 신문기사를 좀 뒤져보니까, 넥센타 출시 이후 몇몇 상용유닉스 업체에서 조금 긴장모드에 돌입했다고 한다. 그만큼 솔라리스와 데비안의 결합은 강력하다는 것이다. 일단 vmware에 설치를 했고 사용을 좀 해봤다.

먼저, Stable 버전인 NCP2를 설치해봤는데 이게 apt-get dist-upgrade하니까 작동이 안되는 거다. 그래서 좀 알아보니까 NCP2 버전에는 저게 좀 문제란다. 그래서 NCP3 Unstable 버전을 깔아서 쓰란다. 그래서 NCP3 Unstable 버전을 설치했다.

설치는 위에 설명한대로 몇 가지 엔터만 눌러주니까 완료됐다. 오픈솔라리스와의 구성에서 조금 차이가 있다면, zfs list하면 다소 적절히 용도에 맞게 나눠져있는 것이 넥센타에는 전혀 나뉘어져있지 않다. 달랑 통짜 하나만 되어있다. 나중에 홈디렉토리 정도는 따로 나눠줘야할 것 같다.
그외 dpkg, apt-get 등은 데비안과 완전 같았다.

디렉토리 구조는 오픈솔라리스의 구조를 따르지만 설정파일의 형태, 예를 들면 아파치 서버 설정파일이나 bashrc 등은 데비안과 완전히 같았다. 따라서 아파치 모듈의 경우, /etc/apache2/mods-enable/ 안에 링크만 걸어줌으로서 모듈을 키고 끄는 것이 가능했다. 다만 특이한 점은, 넥센타에 대해서 간략히 알아보기 부분의 7번 사항, SMF의 지원으로 인해 /etc/init.d/apache2 와 svcadm에서 enable 시키는 것이 둘다 똑같이 작동되는 재밌는 현상이 발견됐다. 따라서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관리자가 어느 하나를 선택해서 사용해야할 것 같다. 그외 mysql을 설치할 때는 우분투처럼 설치 중간에 MySQL root의 패스워드를 입력하라는 화면도 나왔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도 있는데 pfexec 명령어가 안먹힌다는 거다. /etc/user_attr파일에 분명 roles=root를 줬는데도 안되는 거다. 보니까 sudoer에 일반계정이 하나 등록되어있는 걸 보니 데비안처럼 sudo를 쓰라는 거 같은데 개인적으로 pfexec 기능이 무척 신선해서 그게 좋았었다.

다만 X-Windows 데스크탑 지원에 있어서는 아쉬운 것이 많았는데, 일단 ubuntu-desktop이라는 패키지가 없어서 우분투 데스크탑의 그놈 환경을 구성하려면 패키지를 일일히 알아보고 설치해야한다는 단점이 있었고, 또한 단순히 apt-get install xorg gdm 으로 설치시에는 마우스가 전혀 작동하질 않았는데다 로그인을 하더라도 데스크탑 매니져 역시 아무 것도 로딩되질 않았다.
이에 대해서 넥센타 포럼은 데스크탑 환경의 넥센타는 StormOS라는 것을 사용하길 권장하고 있다.
(http://www.stormos.org/)

일단 mathomatic이라는 계산기는 소스를 다운받아서 컴파일을 해봤지만 되진 않았다. 왜 안되는지는 내가 프로그래머는 아니니까 아무리 웹서핑하고 연구해봐도 도저히 모르겠다. 다만 apt-get으로 설치할 수 있는 패키지의 수가 데비안/우분투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니까 아마 없는 건 없겠지만서도 그 많은 패키지 중에서 내가 필요한 몇 개가 없는 것도 조금 아쉽긴 하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apt-get으로 쉽게 설치할 수 있는 13,000여개나 되는 엄청난 양의 패키지 지원과 우분투 식의 쉬운 설정파일은 아무래도 지금 설치해놓은 오픈솔라리스를 뒤엎고 넥센타로 갈아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버린다.

다만 외국포럼 쪽에서의 사용후기나 경험담을 보면, 오픈솔라리스로 중대형 서버를 구축해서 테스팅을 해보면 안정성 있고 신뢰감이 있게 돌아가는데 넥센타는 중형급 이상의 서버에서는 조금 불안정하다고 한다. 즉, 나처럼 집에서 가정용으로 쓰기엔 적합하다는 거다. 일단 넥센타가 나온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으니 (첫버전 2008년 6월) 안정성을 갖추면 솔라리스와 리눅스 시장 둘 다 잡을 수 있을만큼 충분한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싶다.

오늘이나 내일 갈아탄다. ㅎㅎ

결론:
갈아타봤다. 그런데 못쓰겠다. ㅎㅎ
먼저 기본적인 세팅은 문제가 없는데, 웹서버를 위한 zone을 설치하고 zone 안에서 APM을 설치하는데 무슨 에러가 그리 많이 나는지, 설치도 안될 뿐더러 이상한 에러도 많다. 못쓰겠다.
문득 젠투-솔라리스 패키지가 생각났는데, 차라리 그게 나을 거 같다.
그걸 해보고 다시 소감문을 올려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