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블로그의 컴퓨터 관련 카테고리를 보면 알겠지만, 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애플빠였으며 여전히 진성 리눅스 빠돌이다. 쓰레기통처럼 생겼다고해서 쓰레기통 맥이라고 불리우는 고가의 맥프로부터 시작해서 썬더볼트 디스플레이, 아이맥, 맥북 프로, 맥미니, 아이폰, 아이패드, 에어포트 익스트림, 애플TV 등등 애플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거의 대부분 있었고 아직도 갖고있으며, 사무실에서도 우분투 리눅스만 사용하는 과거 M$-Windows라고 적던 전형적인 안티-마이크로소프트 였다.
MS-Windows를 사용할 일이 아예 없고 딱히 필요하지도 않았던 관계로 윈도우라는 운영체제를 사용하지 않다가, 내가 유일하게 즐기는 온라인 게임인 “이브온라인” 때문에 약 2년 전에 데스크탑 컴퓨터를 새로 한 대 조립했고, 그때부터 Windows 10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사실 이브온라인은 맥에서도 실행이 가능하며 WinE (와인, Windows Emulator)이라고 하는 오픈소스 윈도우 DLL 에뮬레이터를 이용해 구동하는데, 내 직업병 때문인지 게임을 에뮬레이터로 구동하여 불필요한 시스템의 리소스를 낭비함으로서 결국 CPU에 과도한 부담을 준다는 것이 너무나도 싫어서 맥으로 이브온라인을 돌리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과하지 않은 수준의 하드웨어-라이젠5, 32GB 램, GTX 1070-로 데스크탑을 한 대 조립했고, 예전에 MSDN 라이센스가 있었을 당시 받았던 Windows 8에서 업그레이드 했다가 아직 사용하지 않은 Windows 10 라이센스 하나가 남는 게 있어 그것을 데스크탑에 사용했다.
UNIX 계열 운영체제를 오랫동안 써와서인지, 기본적으로 백신이나 안티바이러스 같은 프로그램에 굉장히 큰 반감을 갖고있으며 윈도우를 쓰더라도 이런 프로그램은 절대 사용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지금까지 써왔는데, 2년이 넘도록 어떠한 문제도 생기지 않았다.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윈도우는 2년마다 한 번씩 포맷해줘야한다 라고 말하지만 현재 버전의 윈도우10은 잘 관리하면 결코 그렇지 않다. 물론 백신이 없으니 바이러스가 있는지 없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성능이 좋다고 알려진 윈도우10에 내장된 윈도우 디펜더 (Windows Defender)가 지금까지 그 어떠한 경고도 하지않은 것을 봐서는 충분히 괜찮게 운영되어오고 있다고 봐도 될 듯 싶다. 따라서, 2년 넘게 백신이나 안티바이러스 없이 컴퓨터를 써올 수 있는 방법을 내 블로그를 통해 공유하고자 한다.
우선, 몇 가지 철칙을 정해야한다. 컴퓨터 쓰는데 이렇게까지 해야하는가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봤는데, 컴퓨터 없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는 현대 사회에서 개인의 정보는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며, 따라서 요즘 시대의 바이러스나 맬웨어 프로그램들은 우리 같은 일반 사용자들의 컴퓨터 안에 담긴 데이터를 인질삼아 돈을 요구한다. 자신의 컴퓨터 속에 담긴 자료를 모두 잃더라도 자신의 인생에 별로 피해가 없으면 이 글을 볼 필요는 없다. 잘 모르겠으면, 현재 사용 중인 컴퓨터 속에 있는 자료를 모두 날리고 심지어 백업도 없다고 상상해보자.
백신이나 맬웨어 제거 프로그램 (이하 안티프로그램)의 기본적인 작동 방식은, 프로그램이 메모리에 항상 상주하면서 컴퓨터에 들락날락하는 모든 파일을 감시하고 검사한다. 이 과정에서 프로그램이 컴퓨터의 성능을 엄청나게 잡아먹는다. 다시 말하자면, 컴퓨터를 느려지게 만드는 주범이 바로 이 안티프로그램이다. 컴퓨터에 들락날락하는 파일이라고 해서 단순히 USB를 꽂고 파일을 넣었다뺏다하거나 인터넷 웹사이트에서 파일을 다운로드 하는 것만 생각하면 안된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윈도우10 운영체제는 뒤에서 엄청나게 많은 파일들을 주고받고있으며, 심지어 구글 웹사이트처럼 단순하게 보이는 웹사이트조차도 실은 뒤에서 대량의 데이터가 내 컴퓨터에서 들락날락 하고있다. 안티프로그램은 이러한 모든 것들을 전부 검사하므로 컴퓨터를 느려지게 만든다.
예를 들어서, 배틀그라운드를 하고있다고 가정해보자. 내가 캐릭터를 움직일 때마다 현재 위치를 계속 갱신해야하고 이 정보를 다른 유저도 알고있어야한다. 따라서 나의 위치, 남의 위치, 교전 상황 등 무수히 많은 데이터가 들락날락하는데, 이것을 안티프로그램이 일일히 하나하나 다 검사하게 되면 아무리 좋은 컴퓨터라고 해도 검사하는데 필요한 처리 시간이 소요되고 이는 결국 랙으로 이어진다. 물론 실제로 안티프로그램들이 이런 온라인 게임들의 데이터를 검사하는 건 아니며,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든 것이므로 오해는 하지말자. 따라서, 나는 시스템을 느려지게 만드는 주범인 안티프로그램을 설치해서 쓰고 싶은 생각은 결코 없다.
그렇다면 어떤 철칙을 세워야할까.
- 내가 잘 안다고 생각하는 웹사이트만 방문한다 (잘 모르는 웹사이트라고 하더라도 http가 아닌 https로 시작하는 웹사이트는 그래도 좀 괜찮다).
- 성인용 웹사이트나 불법 자료 공유 웹사이트 등을 방문할 때는 구글 크롬의 시크릿 모드 같은 것을 사용해서 방문한다.
- 어떤 웹사이트를 방문할 때 방문한다는 기록이나 근거를 아예 남기고 싶지 않으면 무조건 시크릿 모드를 사용한다.
- 어떤 웹사이트를 방문했는데 무슨 프로그램을 설치하라고 창이 뜨면 무조건 No를 누른다.
- 은행이나 매우 유명한 쇼핑몰, 혹은 매우 안전하다고 알려진 유명한 대형 웹사이트 등에서 무슨 프로그램을 설치하라고 뜨는 경우에도 무조건 Yes를 누르지 말고, 무슨 프로그램 설치하라는 건지 자세히 읽어본다. 이런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에 처음 방문시에만 아주 잠깐의 시간만 내면 된다.
- 결제가 가능한 웹사이트의 주소가 https가 아닌 http로 되어있으면 절대로 이용하지 않는다.
- 외부 프로그램을 설치할 때는, 내가 잘 안다고 확신하는 프로그램이나 널리 잘 알려진 매우 유명한 프로그램들만 설치한다.
- 외부 프로그램을 설치할 때는, 여러가지 프로그램들을 모아놓은 웹사이트가 아닌 해당 프로그램을 만든 실제 개발자/개발사의 웹사이트에서 직접 내려받는다.
- 내가 잘 안다고 확신하는 프로그램들을 설치할 때 무조건 Yes만 누르지 말고, 설치과정을 잘 지켜보면서 중간에 협력업체 프로그램을 같이 설치해도 되는지 묻는 항목 등에서 무조건 No를 누른다. 이런데서 McAfee나 Norton 등의 프로그램이 같이 딸려오는데, 설치는 한순간이지만 제거는 정말 귀찮다.
- 잘 모르는 프로그램이나 불안한 프로그램을 설치해야할 경우, 만약 출처가 되는 곳이 불안하다 싶으면 아예 설치하지 않는다. 만약, 꼭 설치해봐야하는 상황이라면 VMware나 VirtualBox 등의 가상화 프로그램으로 가상머신을 하나 생성한 뒤 그곳에 설치를 해본다.
- 잘 모르면 무조건 하지않는다.
- 프로그램의 설치 과정은 꼭 자세히 지켜본다.
- 컴퓨터 사용 중에 갑자기 나오는 팝업창은 자세히 읽어본다.
- 바이러스나 맬웨어 프로그램은 스스로 생겨나지 않는다. 반드시 외부에서 유입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한다.
내용이 길지만, 사실은 몇가지 안된다. 그냥 너무 많은 문장을 한 번에 다 적으면 읽기 불편하므로, 읽기 편하게 세분화한 것 뿐이다. 위의 사항들을 잘 지키면 결국 늘 쓰는 프로그램만 계속 쓰게 되는데, 다양한 프로그램을 접하지 않는다는 문제점은 있으나 대신 컴퓨터는 늘 똑같은 상태를 유지하게 되므로 “키면 반드시 켜지고, 끄면 반드시 꺼진다“라는 신뢰성을 갖게된다. 이점은 매우 중요한 부분인데, 컴퓨터를 키면 아무 문제 없이 바로 뭔가를 해야하고 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을 하지않는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이미 생산성이 오르기 때문이다.
게임도 안하고 이도저도 힘들면 그냥 우분투 리눅스를 쓰자.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