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16일부터 20일까지 캘리포니아에 있는 LA에 관광을 다녀왔다. 관광의 주 목적은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가는 것이었으며, 그외엔 한국음식을 먹는 것이었다. 그리고 가는 김에 다른 유명한 명소 몇 군데도 더 들르는 것이었다. 비수기라서 그랬는지, 비행기값과 4박 5일 호텔값까지 포함해서 1인당 $670 정도였으며 호텔은 코리아 타운 내에 있는 작은 호텔에 머물렀다.
우선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매우 좋았다. 생각보다 크지 않아서 익스프레스 티켓을 구매했던 나와 와이프는 하루만에 모든 어트랙션을 다 체험할 수 있었으며, 오전에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괜히 돈아깝게 익스프레스 티켓을 구매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오후가 되면서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몰려들게 되어 익스프레스 티켓이 돈값을 하게 됐다.
한국음식은 하와이와 비교해서 정말 싸고 맛있었다. 감자탕, 순대국, 설렁탕 등을 먹고왔는데, 하와이와 비교해서 가격이 1/3 이상 저렴하면서 동시에 내용물까지도 훨씬 더 만족스러워서, 이런 가격이면 집에서 음식 안하고 자주 사먹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으며, 오히려 관광을 오지않고 하와이 집에 있는 것보다 돈이 덜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위의 2가지를 제외하면 모든 것이 별로였다. 우선적으로 치안이 너무 좋지않아서 위험하다는 문제가 가장 불편했는데, 현지인들조차도 어두워지면 무조건 호텔로 돌아가라고 신신당부하는 바람에 오후 6시쯤 되면 호텔로 복귀해야한다는 생각에 하루의 모든 일과는 6시에 종료했다. 어떤 사람들은 LA 몇십년 살아도 강도 한 번 당한 적 없다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들은 매우 위험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관광객인 내 입장에서는 어떠한 위험도 감수하고 싶지 않았고, 그것도 뭔가가 그냥 물건을 바가지 쓰는 선에서 끝나는 수준이 아닌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면 “에이 난 괜찮겠지, 설마 당하겠어”라는 식의 안전불감증 걸린 사람 마냥 내 스스로 위험을 자초하고 싶진 않았다. 따라서, 모든 일과는 6시에서 7시 사이에 종료했다.
뿐만 아니라, 현지 거주인들의 말에 의하면, 코리아 타운 내에서도 어느 길로 들어서면 갑자기 위험해지는 길이 있으니 조심하라고 하는데, 관광객인 내 입장에서는 그런 길을 알 수도 없고 구분할 수도 없었다. 그냥, 왠만하면 걸어다니질 말고 가까운 거리라도 무조건 우버나 라이프트 등 택시를 타라고 하는데, 심지어 택시조차도 오지 않는 지역이 있다고 하며, 코리아타운 내 상당수의 지역에서 홈리스들로부터 악취와 쓰레기가 상당히 심했으며, 낮조차도 누군가와 눈을 마주치면 그 사람이 우리를 따라오는지 주변을 둘러봐야했었다. 내가 너무 과한 걱정을 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했었다.
이런 것들이 많이 불편했던 원인은, 하와이에서는 이런 걱정을 전혀 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었다. 미국 본토 사시는 한인분들은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을텐데, 하와이에서는 늦은 밤시간에도 여자 혼자서 돌아다닐 수 있고, 실제로도 많이 돌아다닌다. 밤 11시에 개를 산책시키는 사람들도 꽤 많고, 특히 낮이라면 당연하게도 거의 모든 곳은 어디든 걸어다녀도 된다. 물론 하와이가 밤에 모든 지역에서 한국 마냥 안전하다는 건 아니다. 하와이도 홈리스가 여기저기 좀 있고 불량스러운 애들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하는 건 맞지만, 해지면 무조건 돌아가야한다는 얘기는 상상도 하기 힘들 정도로 평화로운 곳이기 때문이다. 홈리스들 싸움에 경찰차가 4대 5대씩 몰려오는 곳이 하와이다.
개인적으로 여행을 가면 무조건 한인 택시를 이용하는 편인데, 가격이 싸고 비싸고를 떠나 현지의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인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한인택시기사님으로부터 여러 얘기를 들었다. 그중 가장 황당했던 건 길거리에서 강도를 만났을 때 대처하는 그들의 평상시 태도였다. “뭐 길거리 돌아다니시다가 강도 만나면 너무 겁먹지 마시고 그냥 갖고있는 돈 주면 되요. 그럼 걔네들도 그냥 가요. 아, 대신 지갑에 돈 너무 많이 넣고다니지 마시구요” 이런 얘기를 그냥 일상 얘기하듯 편안하게 얘기하는데, 그것만 봐도 이 동네의 치안에 대해 사람들이 얼마나 무감각해져있는지 알 수 있었다.
그 외에도, 정말 어딜가나 차들이 너무 많고 길이 많이 밀렸으며, 주차할 데는 찾기가 매우 어렵고, 그 유명하다는 The Grove라고 하는 쇼핑몰은 주차비용도 따로 받을 정도였는데, 그렇다고 사이즈가 큰 것도 아니고 그냥 예쁘게 잘 꾸며놨다는 것만 제외하면, 난 그냥 하와이 알라모아나 쇼핑몰이 훨씬 더 좋았다. 심지어 휘발유값도 하와이보다 LA가 더 비쌌는데, 하와이에서 갤런당 $3.99 하는 휘발유가 LA에서는 최소 $4.60 이상 하는 걸 보고선 아마도 인건비나 사회적인 여러 비용이 더 비싸서 그런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한 번쯤은 가볼만 했지만, 2번은 안가도 될 것 같다. 한국음식 먹고싶을 때 가게될지도 모르겠는데, 일단 당분간은 또 가진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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