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온라인을 꽤 오래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HAW 드레드넛을 한 번도 타본 적이 없었는데 드디어 타보게 됐다.

https://br.evetools.org/related/30001440/202503171900

캐리어와 슈퍼캐리어는 2018년도부터 꽤 많이 탔었는데 당시 그게 널섹 렌터에 살면서 주요 수입원 중 하나였기 때문이었고, 당시에는 FAX도 탔었으므로 드레드넛과 타이탄 제외하면 사실상 캐피탈쉽은 전부 다 타본 셈이었다. 막상 다 타봤다고 적고보니 애초에 캐피탈쉽이 몇 종류 안되니까 다 타봤다고 하기도 좀 웃기긴 하네. 아무튼 캐리어/슈퍼캐리어, FAX는 옛날에 이미 많이 탔었다.

널섹 렌터 살던 시절 캐리어 랫질 중

널섹 렌터를 벗어나서 이니셔티브에 들어갔을 때는 굳이 내가 캐피탈쉽을 운용하지 않더라도 이미 수백 수천척의 캐피탈쉽이 있었으므로 딱히 돈을 써서 운용할 필요성을 못느꼈고, 의외로 널섹 대형 얼라이언스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플릿이 디스트로이어나 크루저급 등 작은 크기의 함선들로만 하기 때문에 더더욱 큰 함선을 살 필요가 없었다. 그러다가 내가 있던 GOPW라는 콥이 정체성을 찾아 로섹으로 이주하고나서 드레드넛을 2대 장만했었는데, 약 2020년 당시 헐값만 2빌 밖에 하지않던 시절에 리벨레이션 2대를 사서 2024년에 풀피팅으로 대당 10빌에 팔았으니 이사할 때마다 옮겨다니기 번거로웠다는 점만 제외하면 꽤 남는 장사를 한 셈이었다.

그러다가 최근 Snuffed Out 얼라이언스를 들어가게 됐고, 여기서는 드레드넛 최소 2대 이상은 필수로 구비해야했기에, 어쩌다보니 Revelation Navy Issue 2대, Zirnitra 2대, HAW Phoenix Navy Issue 1대, HAW Revelation 1대, Hydra Phoenix Navy Issue 1대 이렇게 총 7대의 드레드넛을 사게 됐다. 한 번에 다 산 건 아니었고, 처음엔 그냥 RNI만 2대 샀었는데 이것도 사볼까 저것도 사볼까 하다가 이렇게 됐다.

Snuffed Out 얼라이언스에서는 의외로 캐리어 플릿이 꽤 있는 편이다. 사실 캐리어 스킬은 알트가 더 잘쳐져있지만 킬메일 관리 때문에 본캐로 캐리어를 타게 됐는데, 그러다보니 캐리어를 하나 더 살까 하는 생각이 들어 캐리어를 사려고 하는데 요즘 캐리어 파는 사람이 없다. 만드는 사람도 없다. 그래서 캐리어 플릿 핑이 있으면 일단은 HAW 드레드를 타보자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캐리어 플릿 핑이 떴다. 이번에는 캐리어/드넛 알트에게 캐리어를 태우고 플릿에 참여했는데, HAW 드레드도 접속해놓으라는 음성이 들렸다. 본캐는 드레드 스킬이 더 잘쳐져있어서 본캐에 HAW RNI에 탑승시켜놨는데, 일단 캐리어 먼저 언독하고 HAW드레드는 대기하라는 음성이 들렸다.

언독 후 사이노를 타고 가니, 마엘스트롬 150대가 있었다. 일단 긴장되기 시작했다. 150대한테 프라 먹으면 캐리어라도 오래 못버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타겟 브로드가 올라오기 시작했고 약 5대에서 10대쯤 떨구고나자, HAW드레드 언독하라는 다급한 음성이 들리기 시작했다. 드레드를 언독하라는 얘기는 화력이 부족하니까 빨리 고화력을 투사하겠다는 의미이면서 동시에 그만큼 우리도 상황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뜻이 될 수도 있다. 왜냐면, 상대방 측에서는 캐피탈쉽 안가져온 것처럼 했다가 우리 쪽에서 드레드 불러오면 상대방은 그에 대한 안티 HAW드레드 전력을 투입할 수도 있기 때문.

본캐가 탑승한 HAW RNI가 사이노를 뛰자마자 정말 심장이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다. 타겟 브로드는 엄청나게 올라오는데 캐리어와 드레드 모두 락온하면서 쏴야하는데, 내가 의외로 손이 느려서 놓친게 좀 있었다. 게다가 드레드는 다들 알다시피 힐러(로지스틱스)를 받지못하기 때문에, 내가 타겟이 되면 죽어야된다. 운이 좋으면 살릴 수 있지만 전황이 불리해지면 죽는다고 봐야한다. 게다가 맥용 EVE 클라이언트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캐리어에서 파이터를 사출한뒤 F1키를 누르면 처음엔 잘 작동하다가 시간이 좀 지나면 하이슬롯의 첫번째 모듈을 끄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래서 안그래도 손이 느린데 파이터를 일일히 하나하나 클릭해가면서 공격명령을 내려야해서 손이 더 바빴다.

계속 하다보면 적응되서 익숙해지겠지만, 널섹에서 크루저급 플릿만 하다가 로섹와서 항상 배틀쉽 플릿이나 캐피탈 플릿만 하다보니 장단점이 비교되기 시작했다. 널섹 대형 얼라에서는 큰 함선은 잘 사용하지 않다보니 프라 먹으면 거의 바로 죽는다고 봐야하지만, 로섹에서는 버블이 없으니 배틀쉽에 하이 아뮬렛 풀셋을 끼고 싸우면 어지간해서는 잘 죽지않는다. 대신 버블이 없는만큼 상대방도 불리하다싶으면 바로 철수하니까 전투가 오래 지속되진 않는다.

요즘은 정말 플릿이 많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