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로 인해 매일 먹던 바나나를 끊고, 그나마 크기 대비 당이 덜 들어간 과일을 찾은 게 사과여서 사과를 껍질채로 자주 먹는다. 미국에 살다보니 정말 다양한 사과 품종을 먹어보게 됐는데, 한 번 먹어보고나서 정말 세상에 이런 사과도 있구나 하고 감탄하면서 먹는 Costco에서 판매하는 사과 품종 3가지를 골라봤다.
먼저 1위. 엄청 달지만 엄청 새콤한, 새콤달콤의 끝판왕 Juici Apple. 미국의 Starr Ranch사가 개발한 (것으로 보이는) 이 품종은 먹다보면 이빨이 시릴 정도로 새콤한데, 달기도 엄청 달고 매우 아삭하며 크기도 엄청 커서 가격이 같거나 싸다면 무조건 사는 1순위. 뽑기운으로는, 가끔 하나씩 쓴 맛이 나는 사과가 있다.
2위. 적당히 새콤하고 당도는 매우 높은, 처음 먹어보고 너무 맛있어서 깜짝 놀란 Envy Apple. 한국에서 먹던 부사 외 특이한 품종으로 처음 먹어 본 이 사과는 너무 맛있어서 구글에서 검색까지 해봤을 정도였다. 뉴질랜드의 HortResearch라는 회사에서 개발해낸 2개의 발명특허를 보유한 품종으로, 전 세계에서 10개국에서만 재배되며, 재배 할당량이 있어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재배한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맨날 부사 (Fuji Apple)만 먹어보다가 이 품종을 처음 먹어보고는 과육이 매우 단단하고 너무 아삭아삭해서, 사과의 다양한 품종에 눈을 뜨게 해준 사과였다. 사이즈도 적당히 작아서 하나씩 먹어도 부담이 없다. 뽑기운으로는, 가끔 부사 마냥 푸석푸석하고 덜 새콤한 사과가 종종 나온다.
3위. 위의 Envy Apple과 비슷하지만 모든 면에서 조금씩 떨어지는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학에서 만들어낸 발명특허를 보유한 Honey Crisp Apple. Envy와 차이점이 있다면, 이 품종은 Organic만 생산하는 것 같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Envy와 비슷하다.
위의 세 품종을 다 먹어보고나서 이후에 Gala와 부사 (Fuji)를 먹어봤는데, 치아 건강이 좋지않으면 모를까, 앞으로 다시는 부사를 내 돈 주고 사먹을 일은 없을 것 같다. 내 와이프의 경우 과일 자체를 잘 안먹기도 하지만 먹어도 자두나 파인애플 같은 새콤달콤한 과일만 먹고, 한국에서 어릴 때 흔하게 먹던 사과나 배 같은 과일은 아예 쳐다도 안보는데도 위의 세 품종은 종종 먹을 정도로 맛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한국에서 먹던 부사와 아오리 때문에 사과의 색깔이 초록색이 많으면 덜 익은 게 아닌가 싶지만, 위의 세 품종은 껍질의 색은 전혀 상관이 없었다.
한국에서도 Envy Apple을 재배하는 곳이 있으니 기회가 되면 꼭 먹어보시라고 권해드린다 (엔비 사과 라고 검색하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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