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6주간의 여름학기가 끝났다.
솔직히 말해, 정말 죽을 것 같았다.
이번 세션에 수강한 과목은 총 2개.
Hawaiian Study 107 – Writing Intensive,
Managerial Accounting 202
하와이언 스터디는, 비록 Writing Intensive이긴 하나, 강사의 조금은 성의없고 무책임한 수업진행으로 인해 매우 편하게 수업을 들었다. 물론 International들은 A 받기 힘들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Writing Intensive에서 international들은 B만 받아도 만족하지 않나? 아직 성적이 나오진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내 주위 애들은 다들 그랬다. Writing Intensive는
B만 받아도 만족이라고.
문제는 Accounting. 내 전공은 Accounting이다. 전공과목이므로 솔직히 말해, 조금 신경써서 공부하고 싶었고 되도록이면 모든 것을 다 알고싶었다. 그래야 주립대 넘어가서도 좋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지않을까 하는 생각에. 지난 학기 Accounting 201은, 조그만 퀴즈 하나를 실수하는 바람에 성적이 A에서 C로 쭈욱 떨어져버렸다. 이 교수 수업스탈이 그렇다. 퀴즈던 시험이던 하나만 망쳐도 성적에 매우 큰 타격을 받는다. 어찌됐든 이거 B로 올리는데 고생 많이 했다.
하지만 지난 번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그리고 내 전직인 “은행원”의 특기를 살려서 이번 Accounting 202는 절대 실수하지 않겠노라 다짐을 했고, 2번째 시험에서 울반 3등으로 올라섰다. 프라이버시로 인해 누구 성적이 어떤지는 공개가 안되지만 어쨌든 난 3등이었다. 시험을 약 3번 정도 더 치르면서 4등으로 밀려나긴 했지만 어쨌든 A였고, 순위권이다. 총 6주의 코스인 이번 여름학기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하루 1시간 40분짜리 수업이 일주일에 4번 있었고, 시험은 매주 1번 꼴로 있었으며 결국 난 1주일에 한 번은 반드시 밤을 새서 공부를 해야만 했다. 게다가 엄청난 양의 숙제로 인해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거의 비몽사몽으로 생활했으며, 아침 8시에 시작하는 Accounting수업이 끝나면 9시 50분에 시작하는 하와이언 스터디는 가서 꾸벅꾸벅 졸기 바빴다.
다만, 이번에 팀 프로젝트라는 걸 했는데 우리팀 리더는 리더쉽이 개판이었다. 아니, 성적엔 그닥 관심이 없어보였다. 아직 성적이 나오진 않았지만, 프로젝트 성적은 바닥을 기는 수준이었고, 만약 이대로 성적이 반영되면 난 팀프로젝트 때문에 성적이 또 다시 B로 떨어지는 어이없는 사태가 생길지도 모른다. 이거 때문에 B받으면 교수한테 메일 보낼거다. 이번에 반드시 A를 받기 위해 시험 전날엔 비록 벼락치기였지만 어쨌든 밤을 새면서 공부했고 숙제하느라 거의 하루평균 2-3시간 정도 밖에 잠을 못자는 일이 다반사였다. 1주일에 한 번씩은 에너지 드링크를 달고 밤을 지새운 거다… 게다가 30대의 나이에, 3일에 한 번꼴로 밤을 새니
이젠 체력이 딸린다는 게 느껴진다. 덧붙이자면 나는 1주일에 5일을 알바를 하면서 공부를 했다.월화목금토 매일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아마 알바 안하는 애들은 나만큼 힘들진 않았을 거다… 어쩌면 그런대로 할만했을런지도…
울 학교에서 아주 힘들다고 소문난 과목이 몇 개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구동성으로 이 Accounting 수업이 가장 힘들었단다. 그래. 제일 힘든 수업을 들어봤으니 나머지도 잘할 수 있겠지.
작년에 Georgia로 편입한 한 동생의 학교얘길 들었는데, 프레젠테이션을 30분 동안 해야한단다. 프레젠테이션 30분, 상상도 하기싫다. 한국말로 해도 힘든 걸 영어로 하면 그야말로 30분치의 대사를 외워야한다는 얘기인데, 프레젠테이션이 얼마나 긴장되고 떨리는 수업인지는 미국에서 수업을 들어본 사람만 이해하리라 본다. 프레젠테이션(Speech)은 미국애들도 힘들어하는 수업 중 하나이다. 그 동생은 프레젠테이션이 끝나고 탈진할 뻔 했단다. 그나마도 반 애들이 질문을 안했다니 망정이지, 질문까지 했으면 아마 진짜로 탈진했을지도 모른다.
최근엔, Ivy League를 나와도 회화를 못하는 유학생이 많단다. 유학오기 전엔, 나 역시 그들을 한심하게 생각했었다. 솔직히 말해서다. 미국에 유학까지 가서 몇 년씩 사는데 왜 말을 못하나 했다. 그런데 이제는, 미국에서 4년제 대학을 졸업한 것만으로도 대단하다못해 존경스럽다. 특히 아이비리그를 졸업한 사람이라면 회화를 하고 못하고는 상관이 없다. 졸업한 것 자체만으로도 대단하다.
이제 약 10일의 휴식기간이 끝나면 가을학기가 시작된다. 지금 이러한 생활패턴으로 10일 동안 어느정도 공부하는 습관을 유지하면 다음학기도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은 들지만, 반대로 10일 동안 이렇게 들여놓은 습관이 날아갈까봐 걱정도 된다. 일단 피곤하니 쉬긴 쉬어야겠고…
결론은… 하와이 섬나라에 박힌 대학교도 아주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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