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명절(?)이 가득한 11월과 12월은 미국인들도 기분이 들뜨는 기간이다. 특히 Thanksgiving day가 다가오면서 미국에서는 11월 초부터 이미 블랙 프라이 데이 세일에 대해 미리 광고를 시작하기도 하고, 한국에서만 유난히 비싼값에 팔리는 물건가격 탓에 블랙프라이데이는 한국에서도 관심을 갖는 아주 중요한 날이 되었다. 최근 게임 관련 커뮤니티를 들락날락하면서 알게된 건데, “우리나라는 블랙프라이데이 같은 날 없나”, 내지는 “우리도 그런 날 하나 만들자”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는 거다. 그런데, 정작 블랙프라이데이가 무슨 날인지, 왜 그날 세일을 크게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더라. 이 글에서는 블랙프라이데이에 대해서 간단하게 알아보는 글을 써보도록 한다.
Black Friday는 추수감사절, 그러니까 매년 11월 넷째주 목요일 바로 다음날인 금요일이며, 추수감사절은 꼭 미국에만 있는 날은 아니다. 추수감사절이 목요일인 이유는 1941년 미국 의회에서 법으로 정한 것인데, 며칠 쉬고 며칠 일하냐 등의 이유가 있어서 목요일날로 제정한 것이라고 한다. 사실 Thanksgiving day의 유래는, 영국에서 박해를 받던 청교도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왔는데 너무 먹을 것이 없어서 굶주리던 것을 미국 인디언들이 굶지않게 도와주고, 그것을 감사하기 위해서 지정한 날이라고 알고있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이 이야기는 1960년대 공존적책을 위해 널리 퍼진 허구적인 이야기이며, 사실은 기독교를 믿는 대부분의 유럽국가에서 늘 행하던 추수감사절을 미국으로 넘어온 청교도인들이 그대로 이어왔을 뿐이다.
미국에서는 한국처럼 구정 연휴나 추석 연휴처럼 긴 휴일이 없기 때문에, Thanksgiving day는 예외적인 아주 긴 휴일이며 그렇다보니 Thanksgiving day가 시작하는 목요일 전날인 수요일부터 이미 시작된다고 봐도 좋을 정도로 사람들의 마음이 들뜨는 날이다. 미국 전역에 뿔뿔히 흩어져있는 가족 구성원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날이기도 하며, 그렇다보니 고향의 가족들을 위한 선물을 사기위해 11월 초부터 다들 엄청나게 쇼핑을 시작한다. 대신, 그날을 위해 10월 11월 동안 돈을 최대한 아끼고 모으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그런지, Thanksgiving day날은 식구들과 함께 집에서 오붓한 하루를 보내고 바로 다음날인 금요일날 식구들이랑 다같이 나와서 쇼핑을 즐기게 되었는데, 그것이 장부에 적자(red ink)에서 엄청난 “흑자” (black ink)를 기록하게 되어 회계상의 용어인 Black Friday가 되었다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고 한다.
여기까지는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쉽게 접할 수 있는 이야기이니, 남들이 하지않는 특별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하는 글쓴이의 성격답게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 블랙프라이데이에는 어떻게 해서 50% 70%씩 세일을 할 수 있으며, 그렇게 세일하는데 어떻게 수익이 생길까? 왜 이러한 행사가 한국에서는 생길 수가 없는 것일까.
한국에서는 유통업체가 물건을 구입하지 않고 제조업체에서 유통업체에 입점하고, 직원을 파견해서 판매하는 방식이다. 쉽게 설명하기 위해 백화점을 예를 들어보자. 글쓴이가 A 브랜드 사장인데, B 백화점에 옷을 팔고싶다. 그러면 글쓴이는 백화점 내에 일정한 공간을 임대하고 물건과 직원을 보내서 팔아야한다. 물건이 안팔리는 것은 모두 글쓴이가 부담을 지게된다. 백화점 입장에서는 아무런 부담이 없다. 일반적으로 제조원가를 낮추긴 어려우니 유통 마진을 최대한 줄여서 파는 것이 보통인데,이 부분은 백화점이 하는 것이니 역시 손을 댈 수 없다.
반대로 미국에서는 백화점이 글쓴이에게 일정량의 옷을 대량으로 주문해서 직접 고용한 직원들로 판매를 하게되는데, 만약 이것이 안팔리면 당연히 백화점이 부담을 떠안게 된다. 따라서, 비록 싸게 팔더라도 안팔리는 물건들은 빨리빨리 처분하는 것이 낫기 때문에 블랙프라이 데이날 재고 및 이월상품을 한 방에 털어내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에서는 할로윈 데이 세일이니,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이니 하는 그런 폭탄세일을 실시하는 것이 어렵다. 미국에서 하는 것이 하도 인기가 많으니 그냥 흉내만 내는 것일 뿐.
글쓴이가 위에서 “재고 및 이월상품”을 판매한다고 적었다. 실제로 이날 여러 매장을 가보면 정작 살만한 물건은 별로 없다. 하지만, 재고 및 이월상품을 처리하기 위해서 일종의 미끼상품을 광고 전면에 내보내는데, 예를 들자면 100만원에 판매하는 TV를 30만원에 판매한다고 광고를 내고, 이것을 차지하기위해 몇시간 동안 줄을 서고 그 와중에 싸움이 나게되고 난장판이 되어버린다. 그런데 사람들 심리가, 다들 쇼핑을 하는 날이고 다들 이것저것 많이 사다보니 그러한 미끼상품을 못샀다고 하더라도 “그냥 구경이나 가보자”라는 생각에 가게되고, 또 막상 가게되면 뭔가 하나라도 사갖고오게된다.
글쓴이가 그동안 겪어본 블랙프라이데이는, 정말로 살만한 물건이 별로 없다. 위에 서술한대로 정말 “재고를 처리”하는 듯한 기분이며, 당일날 “세일”한답시고 파는 물건들도 자세히 보면 잘 안팔릴만한 물건들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그러면서 세일이라고 생색을 내는 듯한 느낌이다. 글쓴이가 느낀 “진짜 세일”은, 바로 이 블랙프라이데이가 끝나고 12월 중순부터 1월 말까지의 기간인데, 이때야 말로 정말 모든 물건들의 가격이 싸다. 다시 말하자면, “블랙 프라이데이 때에도 팔지 못한 물건들”과 함께 “신상이 이월상품 되버린” 이 시기에는 정말이지 모든 물건들이 다 싸다. 그래서, 글쓴이는 블랙 프라이데이 때에는 쇼핑하지 않는다.
관심있는 분들은 블랙프라이데이 이후의 가격을 주시해보자.
진짜 세일은 12월 중순에서 1월 말까지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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