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포럼에 쓴 글이다.
쓰다보니 길게 쓰게되서 내 생각을 블로그에 올려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애플포럼에는 워낙 고수분들이 많고 자정정화력이 상당한 곳이기 때문에 최대한 주의하면서 썼다.

제가 애포에 낄만한 수준이 좀 안되서 그동안 눈팅만 하고있었습니다.
근데 안드로이드폰과의 비교글이라 한 말씀 올려보려 합니다.

1996년도에 리눅스를 처음 접한 뒤 그동안 리눅스만이 최고라고 생각하며 M$ 타도를 외치며 살아오다 2007년도에 처음으로 맥을 구입했습니다. 그뒤로 맥OSX에 완전히 반해버리고 지금껏 사서모은 애플제품들이 제 분수에 맞지않게 어마어마합니다.
아이맥, 맥북 흰둥이, 맥북프로, 맥미니서버, 아이폰 2G, 아이폰 3G, 아이폰 4, 아이패드, 아이팟 클래식, 에어포트 익스트림… 맥북에어, 맥프로, 시네마 디스플레이만 사면 종류별로 하나씩은 다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액세서리들은… 말 안해도 다들 있으시죠? ㅎㅎ

아이폰이 처음 등장하면서 현재 2G라고 불리우는 알루미늄의 둥글둥글한 아이폰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때도 무지 예뻤는데요, 지금봐도 개인적으로 예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이것저것 여러 앱들을 받다보니 부족함을 느끼고 Jailbreak도 했고 Installous니 뭐니 하는 것들을 깔아가면서 수십 수백개의 어플들, 그리고 테마들을 적용시켜가면서 재밌게 썼었습니다. 그때까지는 앱을 돈주고 산다는 일에 대해서는 조금도 고려하지 않았었죠.

그러다 점차, 매번 펌웨어가 나오면서 이것들을 다시 또 Jailbreak해야되고 하는 과정들이 너무 힘들어지면서, 차라리 이걸 알아보고 투자하고 스트레스 받는 시간에 그냥 앱을 돈주고 구입해서 편하게 쓰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앱이 하나에 $20, $30씩 하는 것도 아닌데 $1, $2짜리 10개 사봐야 얼마 안되는 돈, 차라리 매달 일정하게 구입하는 책이나 음악씨디 같은 거라고 생각하자 하고 구입을 마음 먹었죠. 그런데 이미 늦었더라구요. 아이폰2G는 성능이 모자란 것이었습니다. 펌웨어가 3.1.3이 마지막이거든요.

폰도 오래됐겠다 새로운 스마트폰을 써보고 싶고, 친한 친구가 폰가게를 하니까 싸게주겠다 싶어 와이프에게는 갤럭시 S, 그리고 저는 HTC MyTouch 4G를 구입했습니다. 리눅스를 사랑하는 제게 리눅스 기반의 안드로이드는 Yopy 이후 많은 기대를 하게만든 폰이었죠. 루팅은 하지 않았습니다. 별로 하고싶지도 않았구요. 한국에는 출시되지 않았지만, HTC MyTouch 4G는 현재 T-Mobile에서 성능이 가장 좋은 폰 중 하나입니다.

3개월 쓰고 팔아버렸습니다. 그리곤 이번에 아이폰4를 장만했습니다.
도저히 못쓰겠더라구요. “전화기” 쓰면서 스트레스 받아본 건 처음입니다. 옛날 리눅스 폰인 Yopy 쓸 때도 이렇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Yopy야 말로 진짜 “리눅스폰”이었죠. GNOME을 띄우고 rpm으로 패키지 관리를 하면서 컴파일러까지 포함된…

뭐 제가 애플의 제품에 익숙해진 탓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 [B]주관적인 생각은 최대한 배제[/B]하고 비교해보겠습니다. 또한, 저는 [B]Jailbreak나 루팅을 절대로 하고싶지 않습니다[/B]. 저런 것들을 꼭 해야만 제대로 쓸 수 있는 기계라면, 아예 처음 나올 때부터 그렇게 나왔어야했겠죠. 지금 쓰는 아이폰4도 Jailbreak는 당연히 안(되겠지만)했으며, 앞으로도 할 생각은 단 1%도 없습니다. 모든 앱은 당연히 돈을 주고 구입하며 제가 가진 수백개의 앱 중에서 어둠의 경로를 통한 앱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써보겠습니다.

1. 배터리 관리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잠자기 전에 100%였던 배터리가 자고일어나니까 82%더라구요. 그나마도 이게 관리를 해준겁니다. 참고로 저는 페북, 트위터 등을 전화기에서 하지않습니다. 안드로이드에서 동기화시킨 계정은 오로지 구글 이메일 하나 밖에 없으며, 그외 기존에 추가되어있던 것들은 모두 꺼버렸습니다.
결국 친구한테 테스트용으로 받아서 HTC HD2를 받아서 며칠 써봤는데, 자고일어나기 전에 이미 배터리가 방전되서 알람이 안울리는 바람에 정말 심각하게 난처할 뻔 했었습니다.
전에 쓰던 아이폰2G는 잡히지도 않는 와이파이, 블루투스를 집 밖에서도 모두 켜놓고 다녀도 저녁시간에 집에 돌아와서 배터리가 70% 밑으로 떨어져본 적이 없었습니다. 밤에 충전해놓고 잠자고 일어나면 97%, 98%였구요. 다시 말해서, 와이파이/블루투스 등 집에 오면 키고 나가면 끄고 하는 행위에는 신경쓰고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모두 키고다닙니다. 지금 쓰는 아이폰4도 그렇게 쓰고있습니다.
안드로이드는 배터리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 받았습니다.

2. 삭제가 안되는 어플이 있습니다.
HTC의 MyTouch 4G는 야후 메신저, 야후 메일, 그리고 T-Mobile에서 나오는 몇가지 어플이 깔려있는데요, 이게 부팅시 메모리에 자동상주합니다. Kill이 안되는데다 어플 삭제조차도 불가능하게 되어있습니다. 게다가 이것들의 램 점유율은 꽤 높습니다. 레퍼런스 폰을 쓰면된다는 말씀은 하지말아주세요. 루팅을 하면 된다고 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제조사가 원하지 않은 행동을 하고싶지 않습니다.

3. 프로세스 관리를 해줘야합니다.
아이폰도 해주긴 해줘야합니다. 하지만 아이폰의 프로세스 관리는 “선택”이지, “필수”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들에 예민하거나 신경을 많이 쓰시는 분들에게는 거의 “필수”겠지만요.
무료도 있지만 돈을 주면서까지 앱을 Kill시켜주는 또 다른 앱을 구입해야합니다. 컴퓨터 같다구요? 그럴거면 /bin, /sbin, /usr/bin, /usr/sbin 모두 퍼미션을 풀어주던가 해야죠. SSH 서버데몬은 바라지도 않지만 접속은 좀 되게해주던가요.
제가 늘상 컴퓨터 얘기를 할 때마다 비교를 하는 게, “컴퓨터를 24시간 켜놓으면 폭발하는 줄 알고있는 제 와이프”를 보면서 예를 드는데요, 제 와이프가 갤럭시S를 썼는데 폰이 왜 자꾸 꺼지냐는 겁니다. 킬러앱을 안깔아줬거든요. 하루를 못가서 자꾸 꺼진다는 겁니다.
지금 쓰고있는 아이폰4 역시, 제 와이프는 메모리에 상주해있는 앱을 Kill시키는 방법(Hold Home button)을 전혀 모릅니다. 알고싶어하지도 않구요. 하지만 여태 생활하면서 폰 때문에 불편하단 소리는 안합니다. 다만 갤럭시S랑 색감이 좀 다르다는 얘기는 자주 하더라구요.

4. 미칠듯이 터져나오는 “오타”는 제 손꾸락이 삐어서 그렇다고 생각하겠습니다.

5. 폐쇄적이라고 욕먹는 애플조차도 메일, 캘린더, 연락처는 구글/MS/애플 등 여러 프로토콜/웹사이트 등을 지원합니다만, 안드로이드는 구글 이외의 계정은 허락치 않습니다.
집에서 맥미니서버를 쓰기 때문에 연락처, 캘린더 등을 식구들과 공유하고 있는데요, 믿었던 구글이 구글계정 이외에는 안되게끔 되어있다는 걸 확인한 이후로는 너무나도 실망이 컸습니다. 결국 연락처와 일정 등을 모두 구글하고 연동해야만 했으며, 가끔은 내 모든 정보가 구글에 다 들어있으니 누군가가 날 감시하는 것도 “가능”은 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것들이 잘 작동이나 되면 또 모르겠습니다만 무슨 연락처 하나를 놓고 몇군데에서 Sync를 하는지, 구글-T-Mobile-Facebook 등이 제 폰에 들어있는 연락처들을 서로 확인해가면서 여기는 있고 저기는 없는데 Link를 할거냐 말거냐부터… 가끔 연락처 확인해보면 폰에는 연락처가 있는데 구글에는 없고, 알고보니 T-Mobile에는 싱크가 되어있는데 Link는 안되어있고… 도대체 어떤 연락처가 어디에 어떻게 연결되어있는지 일일히 확인하는 것도 스트레스였습니다.
게다가 구글 연락처 페이지를 들어가면, 연락처 페이지가 있는데 무슨 기타 연락처라는 페이지가 따로있고, 또 자주 연락한 연락처라는 페이지도 따로있는데 들어가서 내용 확인하면 내용도 다 다르고… 암튼 정말이지 “전화기에 충실”해야하는 기본적인 기능이 너무 스트레스를 받게했습니다. 그래도 구글계정이니까 알아서 동기화는 잘 됐겠지 싶어서 이번에 장만한 아이폰4로 연락처를 동기화시켜보니 연락처 몇 개가 없더군요. 결국 제 맥미니서버의 연락처로 동기화 계정을 바꿔버렸습니다.

6. 신기능이 추가된 펌웨어는 남의 얘기였습니다.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는 Cynogen의 펌웨어는 아주 유명하죠. 기본적으로 루팅이 되야하는 사용할 수 있는 것인데, 제가 쓰던 MyTouch 4G는 루팅에 문제가 있는 폰이었습니다. 사실 루팅은 하고싶지 않았지만 배터리와 야후앱들 때문에 폰을 쓰기가 힘들어서 루팅을 몇 번이나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고, 루팅에 필요했던 앱들이 CPU 사용량을 100%로 만들어버리는 문제를 만들어서 그것 때문에 몇 번이나 리셋을 했습니다. 결국 진저브레드만이 갖고있는 신기능들은 HTC에서 업데이트 해주기 전에는 그냥 “포기”하고 살아야하는 남의 얘기더라구요.

7. 리셋 후 마켓에 접속하면 필수앱을 자동으로 업데이트 합니다.
편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데이터 요금제의 용량이 적은 사람들은 리셋 3번만 하면 요금 Overcharge 나오겠더라구요.

8. 제 맥미니서버의 VPN 연결이 불가능한 점은, 맥서버니까 안되는 거라고 생각하겠습니다.
무려 5가지의 안드로이드폰으로 VPN 접속을 시도해봤고, 단 하나의 폰도 가능하지 않았었습니다.

9. 전화앱 자체의 에러가 심합니다.
하루종일 통틀어서 하루에 전화를 20분 이상 할까말까일 정도로 전화를 잘 안쓰는 전화기에서 종종 앱이 멈추는 현상이 생긴다면 좀 심하다고 생각드는데요, 아이폰도 에러는 납니다만 1주일에 한 번은 납득이 갈만한 수준입니다. 이건 기계마다 차이가 좀 있을 수 있으니, 저한테만 생기는 현상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10. 터치가 어딘가 모르게 2% 부족합니다.
런처프로를 쓰면 된다구요? 대체앱을 써야만 원기능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아직 상품화하지 말았어야한다는 게 제 의견입니다. 갤럭시는 좀 낫더라구요.

이상입니다.
테마라던지, 벨소리라던지 하는 극히 개인적인 취향에 해당하는 부분은 적지않고 최대한 사용상의 불편한 점에 대해서만 적어봤습니다.
맨 위에 적었듯, 리눅스를 1996년도부터 써오기 시작하면서 천리안 리눅스 동호회 운영진, 그리고 현 한국 우분투 포럼 운영진 등을 하면서 개인적으로는 정말로 리눅스를 사랑하지만, 안드로이드는 아이폰 때문에 너무 성급하게 내놓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안드로이드는 다시는 쓰고싶지 않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