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해외에 사는 한국사람을 교포라고 부른다. 아마도 한국 국적을 갖고있으면서 해외에 사는 한국사람을 칭하는 단어일텐데, 우리나라는 아무래도 민족성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해외에서 태어난 교포의 자녀도 교포라고 불러주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일반적으로 이민을 온 사람을 이민 1세대라고 하고, 그 사람에게서 태어난 자녀를 이민 2세대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첫 이민역사가 하와이 이민이다보니 우리나라의 첫 이민역사의 현장에서 지금까지 내가 본 가장 오래된 한인 이민세대는 4세까지 봤다. 즉, 처음 이민을 온 한국인이 자녀를 낳고, 그 자녀가 성인이 되어 결혼하고 자녀를 낳은 세대가 성인이 되어 결혼을 하고 낳은 자녀가 4세인 셈. 누군가는 한국인은 시기상 4세까지 보기 어렵다고 하는데, 지인 중 하와이에 유명한 이혼/상속 변호사 중 George Nam이라고 하는 분이 3세이며, 그의 아들이 4세이다. George Nam 변호사님은 한국말을 전혀 할 줄 모르며, 그의 부모님도 한국말을 전혀 할 줄 모른다. 그나마 이 변호사님의 배우자께서 한국사람이라 자녀에게 꾸준히 한국말을 사용하며 최대한 한국말을 구사할 수 있게 노력하긴 한다. 누군가 일본인은 5세까지 봤다고 하는데, 일본이 이민을 시작한 년도와 사람들의 평균 혼령 시기를 고려해보면 아직까지 5세는 좀 힘들지않나 싶다.

어찌보면 아쉬운 얘기이긴 하지만, 2세만 해도 이미 자신은 너무나도 당연히 “미국인”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한국 특유의 문화로 인해 한국인 이민 1세대 대부분이 자녀들한테도 한국말 사용하는 것을 강요하고 한국식대로 교육을 하며 가정 내 문화도 한국문화를 고수하기 때문에 2세들도 그런 부분에 있어서 어릴 때부터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성장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은 너무나도 당연히 미국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나마 이건 좀 다행인 게, 내가 아는 한 일본계 미국인 2세는 그냥 단지 부모가 일본인이라 자신의 성씨(Last name)가 일본 성이 됐을뿐, 일본과 자신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며 일본에 대해 아예 관심조차 없는 사람도 있었다.

미국 살기 전에는, 해외에서 성이 Lee나 Park, Choi 이런 사람들을 만나면 그 사람들이 전부 한국말도 할 줄 알고 그럴 줄 알았는데, 겪고보니 한국말은 커녕 한국에 관심조차 없는 사람들이 많아서 이제는 그냥 미국인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