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부터 쭉 써온 맥, 최근 3년 동안 써온 윈도우10, 그리고 거의 25년 이상 써오다시피한 리눅스 이렇게 3개의 운영체제를 지금까지 데스크탑과 서버로 써오면서 최근에 느끼고 겪은 것을 개인적인 관점에서 비교해보고자 한다.

리눅스 (우분투, 젠투)

장점
  • 2021년 기준 전체적으로 많이 발전하여 예뻐졌고 세련됐으며 쓰기도 많이 쉬워졌다.
  • 통제하기 쉬운 프로그램들. 설치는 물론이거니와 제거 역시 수월하다.
  • 터미널 사용면에서는 맥과 윈도우보다 훨씬 더 편하며, 훨씬 더 수월한 패키지 관리
  • 그리고 훨씬 더 간결한 /var/log의 로그 파일들
  • 이것저것 숨기지 않고 그대로 보여주므로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컴퓨터의 상태
  • 의외로 윈도우나 맥에서 써왔던 프로그램들의 대체 프로그램을 찾기가 수월했다. 예를 들면 윈도우에서의 AutoHotKey는 AutoKey가 있으며, 그외 Sublime Text, Apache Directory Studio 등
  • 견고한 운영체제
단점
  • 빈약한 하드웨어 지원. 특히나 개인적으로 외장 USB형 사운드카드 (사운드 블래스터 G6)를 사용하는데, 2-3분마다 한 번씩 연결이 끊어졌다. 리눅스를 집에서 데스크탑으로 쓰는 것을 포기하게 만든 주 원인.
  • 빈약한 하드웨어 지원 때문으로 보이는 알 수 없는 이상 현상들
  • 품질 좋은 프로그램들의 부재
  • 스팀에서 지원해줘서 많이 나아지긴 했으나 여전히 즐기기 어려운 게임들
  • 쓰다보면 역시나 많은 부분에서 부족한 프로그램들

윈도우 10

장점
  • 완벽한 하드웨어 지원. 어떤 하드웨어든 윈도우에서는 가장 잘 돌아가고 하드웨어를 최대로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
  • 어떤 프로그램이든 윈도우에서는 잘 돌아간다.
  • 하드웨어 지원 때문으로 보이는 운영체제의 안정성. 최근 3년간 써오면서 단 한 번도 포맷을 해본 적이 없으며, 블루 스크린을 본 것은 딱 한 번이었는지 두 번이었는지 기억이 안날 정도로 안정적이었다.
  • Windows Subsystem for Linux (WSL). 정말 VMware나 버츄얼 박스가 필요없을 정도였으며, 적응하고나면 윈도우 내장 터미널이 의외로 상당히 편리한 부분도 있었다. 예를 들면 마우스 드래그만으로도 터미널 내용이 복사되고, 우클릭만으로도 붙여넣기가 되는 것이 정말 편리했다. 그외 단축키 커스터마이징도 가능했다.
  • Github에 올라오는 마이크로소프트 제작 유틸리티, 예를 들면 PowerToys. 맥을 쓰는 것만큼의 편리한 기능들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무료로 제공되어서 외부 프로그램에 대한 의심없이 쓸 수 있었다.
  • 엑스박스와 공유되는 구입 목록. 예를 들면, 엑스박스에서 Dolby Atmos를 구입하면 데스크탑에서도 사용할 수 있었다.
단점
  • 여러가지 시스템 유틸리티의 부재. PowerToys에서 제공되지 않는 기능들은 일일히 프로그램을 찾으러 다녀야한다.
  • 딱히 마음에 들지않는 시스템 유틸리티들. 예를 들면 맥 전용으로 나오는 iStat Menus 같은 프로그램을 찾기가 어려웠는데, 그 정도 예쁜 모양은 포기한다고 치더라도 그 정도로 간결하게 나오는 프로그램은 아예 없었다.
  • 통제되지 않는 써드파티 프로그램. 뭔가를 받아서 실행하려고 하면, 기능이나 성능보단 일단 바이러스나 맬웨어부터 걱정해야한다.
  • 완벽하게 통제되지 않는 프로그램들. 삭제를 했어도 여전히 뭔가가 남아서 백그라운드로 실행되는 프로그램들은 단순히 레지스트리 편집기에서 검색해서 삭제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아서 클리너 프로그램 같은 또 다른 프로그램을 이용해야 했으며, 그런 프로그램들 역시 각종 광고나 팝업 이벤트 등으로 골치 덩어리였다.
  • 저수준에서 발생하는 오류들의 골치아픈 해결법. 예를 들어서, 외장 하드디스크를 Sata – USB 어댑터에 꽂아서 MBR을 GPT로 변경 혹은 그 반대로 하려고 한다거나 할 때 문제가 생기면, 에러메시지라던가 하는 걸 보여주는 게 아니라 그냥 마치 고장난 것처럼 아무 것도 보여주질 않아서 실제로 버릴뻔한 경우가 있었다.

macOS

장점
  • 아무 것도 손대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예쁜 화면
  • 추가 프로그램 설치 없이도 이미 다 갖춰진 유틸리티. 하나만 예를 들자면, 모든 실행 프로그램들의 창이 경계선에 딱 달라붙는 기능이 있는데, 이건 윈도우10에서는 별도의 프로그램을 구해야하는 기능이다.
  • 다양한 유틸리티. 개인적으로 2007년부터 iStat Menus를 지금까지 쭉 구입해서 써오고 있지만, 윈도우 리눅스 맥 모두 통틀어 이만큼 간결하고 예쁘게 시스템 상황을 보여주는 툴은 못봤다.
  • 유닉스 기반 운영체제
  • 품질 좋은 다양한 프로그램. 예를 들면, 데본씽크, 포토스, 픽셀메이터 등
  • 애플에서 제작한 프로그램도 아니면서 맥 전용으로만 나오는 프로그램들. 데본씽크는 앞으로 맥을 구입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것을 포기하고 다시 맥을 구입하게 만든 결정적인 프로그램
  • 통제하기 쉬운 프로그램들. 삭제하고 남은 찌꺼기들은 그냥 Library에서 찾아서 삭제하면 끝.
단점
  • 의외로, 그리고 고의적으로 맥용으로 나오지 않는 프로그램들. 예를 들면 윈도우에서는 AutoHotKey, 리눅스에서는 AutoKey가 있지만 맥에는 비슷한 오픈소스나 무료 프로그램이 없고, 7zip 또한 맥용은 없다.
  • 같은 프로그램이지만 맥에서만은 유료이며, 가격도 비싸다. 7zip이 윈도우나 맥에서는 무료지만 맥에서 비슷한 기능(압축을 풀지않고 내용물을 볼 수 있게 하는 기능)을 하는 BetterZip은 무려 $35.
  • 의외로 상당히 불편한 키보드. Home키와 End의 작동방식이 윈도우/리눅스와 좀 달라서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며, Alt키와 펑션키도 윈도우/리눅스와는 다르게 작동하는데 이것을 윈도우/리눅스에서처럼 작동하게 만들려면 상당한 구글링/삽질을 해야한다. 예를 들어서, byobu에서 input broadcasting을 활성화하는 단축키가 Alt-F9인데 Alt키야 원래 맥에 없는 키니까 그렇다쳐도, F9키 또한 원래의 F9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따라서 iTerm2에서 키매핑을 통해 Escape Sequence값을 별도로 넣어줘야한다. 그외에도 펑션키를 표준 펑션키로 설정하더라도 터미널 등 일부 프로그램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 마우스 동작 또한 조금 다른데, 비활성화 되어있는 창, 즉 다시 말해서 현재 포커스 되어있는 프로그램이 아닌 뒤에서 실행 중인 프로그램들은 마우스로 해당 창을 직접 클릭해주지 않으면 호버링 해도 작동하지 않는다. 물론 이 부분은 전에 맥을 쓸 때부터 알고 있었지만 클릭만 그런 줄 알았고 호버링은 작동하는 줄 알았었다. 예를 들어서, 마우스를 클릭하지 않고 그냥 갖다대기만해도 어떤 값을 보여주는 창이 떠있는데, 작업은 다른 창에서 하는 상황에서는 매번 클릭해서 값을 보고 그걸 외운다음 작업하던 창으로 가야하니 참 당황스러웠다.
  • 어중간한 터미널. 터미널이라기보단 정확히는 Command Line Interface인데, 리눅스와는 다른 BSD 기반 유닉스이므로 여러가지 명령어가 GNU 것들과 다른 건 알겠지만, 애플 자체적인 보안 관련 기능으로 인해 여러 시스템 레벨에서 제대로 작동이 안되는 게 많다. 예를 들어, Big Sur 기준 파이썬 2.7이 설치는 되어있지만 운영체제 기본 파이썬 인터프리터는 3으로 되어있는데, pip 2.7 명령어도 없는데다 심지어 설치도 안되서 별도의 모듈을 사용하는 2.7용 스크립트를 실행 방법이 없다. brew에서도 지원이 끊어져 설치하려면 이런저런 방법을 다 동원해야 한다. 게다가 기본 파이썬 인터프리터는 3이면서도 python 명령어 자체는 2로 링크되어있는 게 좀 어이가 없다.
  • 뭔가 이상한 블루투스. 에어팟을 쓰면 아이폰과 맥 둘 사이를 자동으로 전환한다고 하지만, 맥을 사용 중 에어팟을 썼을 때 단 한 번도 맥에서 자동으로 연결된 적이 없었으며, 트랙패드의 전원을 끄고 맥을 잠자기 시켰다가 다시 키고 트랙패드의 전원을 켜도 자동으로 연결이 안되는데다, 수동으로 연결 버튼을 눌러줘도 연결이 안된다. 이걸 계속 여러번 반복해야 연결이 되는데, 트랙패드 외에도 전체적인 블루투스 기기들의 연결이 오작동하는 경우가 많은 정도가 아니라 매번 일어난다.
  • m1 기준으로 아직도 일부 어플리케이션에서 자바의 JNI_CreateJavaVM 라이브러리가 해결이 안되어있다. 이클립스는 멀쩡히 잘 돌아가는데, 이클립스 기반의 Apache Directory Studio는 이 에러 때문에 실행이 안되는데다 아무리 구글링을 해도 해결된 사례가 없어서 스트레스 받는 중.
  • 그놈의 UTF-8 문제는 전보다 더 문제가 심각해졌다. 전에는 그래도 일관되게 NFD만 지원해서 한글파일명의 자소분리 현상이 맥과 윈도우/리눅스에게 일관되어왔지만, APFS에서는 NFC 파일들도 일단 보여주는 건 제대로 보여주기 때문에 더 문제가 복잡해졌다. 무슨 말이냐면, 파인더에서 보면 한글파일들이 멀쩡히 잘 보이는데 파일을 열어본다거나 이름을 변경한다거하면 에러메시지를 내보내면서 작동 자체가 안된다는 점이다. 즉, NFC로 인코딩되어있는 파일 이름을 파인더에서도 보여주기는 제대로 보여주지만, 운영체제의 내부에서는 NFD로 처리하려고 하니까 작동이 안된다는 점이다. 맥 하나만 쓰면 그냥 전부 NFD로 놓고 쓰면 되지만, 집에 윈도우 컴퓨터도 있고 NAS의 운영체제가 리눅스이기 때문에 파일 관리를 하려면 NFC로 놓고 써야해서 정말 피곤하다.

저렴한 가격에 전기세도 덜 나오는 m1 맥의 등장(과 데본씽크를 향한 갈망)으로 인해 고심 끝에 맥미니를 구입했으나 아직까지는 단축키나 여러가지 윈도우에 익숙해져버린 습관들을 고치는데 애를 먹고있긴 하지만, m1 맥으로 인해 다시 맥에 정착하기로 했으니 불편해도 참고 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