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4일 써봤나 싶다. 여전히 뭐가 뭔지 모르겠고, 뭔가 잘못되면 재설치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재밌다!
한 3-4년 전에는 솔라리스가 왠지 다른 세상의 OS인듯 화면도 익숙치 않았고 뭐가 뭔지도 모르겠고, 자료도 없고 해서 쓰기 힘들었는데, 이번에 깔아보니 GNOME은 리눅스나 별반 다를 게 없을 정도로 세련됐고 Compiz까지도 잘 동작했을 정도니 잘 모르는 사람이 보면 리눅스라고 착각할 정도로 잘 만들었단 생각이 들었다.
패키지 매니저라는 게 있어서, 마치 우분투처럼 필요한 패키지를 (비록 많지는 않지만) 쉽게 찾아서 설치할 수 있었고 그외의 메뉴들은 정말 리눅스랑 똑같았다. 노트북에 설치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하드웨어가 작동했고 성능도 매우 좋았다.
내 노트북은 Sony Vaio Notebook VGN-NS190J 이고, Intel Core 2 Duo 2.0GHz, 4기가 램, 인텔 센트리노 무선랜, Marvell Yukon LAN, 인텔 내장사운드 정도 되겠다. 여기서 사운드는 드라이버가 설치됐음에도 불구하고 소리가 나오질 않았는데, 어차피 솔라리스에서 음악들을 일은 없으니 개의치 않았다. 다만 Marvell의 Yukon 기가비트 이더넷 랜카드가 잡히지 않았는데, 이건 해당 홈페이지가서 드라이버를 다운로드했고 아주 쉽게 설치가 됐다. 이건 설치노트에 기록한다.
말로만 듣던 zfs는 정말 강력했다. 이걸 보면서 왜 애플이 Snow Leopard에 zfs를 채용하려다 말았는지에 대한 기사를 찾아보게 됐었을 정도였다. 애플이 zfs 도입했었으면, 안그래도 느린 타임머신이 지금보다 훨씬 더 빨라졌을 거다. 다만, 사용법과 개념이 익숙치 않아서 스냅샷을 찍었는데 제대로 안찍혀서 복구가 안되는 문제를 경험했고 하드디스크 전체가 아니라 일부분씩 따로따로 스냅샷을 찍는다는 것도 알았다. 마찬가지로 상세한 자료가 없어서 Sun 홈페이지에 있는 ZFS Administration 가이드에 많이 의존했고 그걸 통해서 대충 감을 익혔다. 그런데 zfs가 2006년도에 나온 파일시스템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말 강력하고, 아마도 정말 최후의 파일시스템이 되지 않을까 싶다.
웹서핑을 하다보니 Java Web Console이라는 웹브라우저를 통한 ZFS 관리를 할 수 있는 툴을 발견했는데, 이게 솔라리스 10에는 있고 오픈솔라리스에는 없는 거다. 난 분명히 둘이 서로 완벽히 똑같고 오히려 오픈솔라리스에 더 최신기술이 들어가있다고 들었는데 Java Web Console이 오픈솔라리스에는 없는 것이었다. 왜 없는지에 대해서도 한참 구글링을 했다. 한국 사이트에는 있을리가 만무했고, 오히려 zfs 파일시스템의 사용법조차도 자세히 나온 곳이 없었다. 이것도 한참을 헤맸고, 왜 없는지에 대해서는 못찾았다. 다만 설치는 어찌어찌해서 정상적으로 가동은 시켜냈다.
Zone은, 역시 처음에 개념과 사용법에 익숙치 않아서 자료를 한참 찾아댔다. 이것은 Solaris Technet의 김석님께서 쓰신 솔라리스 컨테이너 비교분석 자료에서 조금 도움을 얻었다. 열심히 쓰신 문서가, 마치 자기가 만든 자료인양 사용하는 학원강사들이 있다는 걸 알았는데 그래서 아마도 한글자료 찾기가 어려웠나 싶다. 이 자리를 빌어 자료만들어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린다. 아무튼, zone으로 웹서버 전용 존을 하나 만들어봤는데, 이것도 무척 재밌고 강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라리스 쓰는 분들이 흔히 하는 말들이 “아름다운 OS”, “아름다운 파일시스템” 등등 아름답다는 표현을 붙이는데, 쓰다보면 정말 강력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이 강력함이 아름다운 것으로 승화되는 것 같다. 마치 스타크래프트의 프로토스가 저그로 오염된 행성을 파괴하는 것을 보고 아름답다는 표현되어있는데 (스타크래프트 게임 패키지 내 스토리북) 그게 그런 의미인가보다. 강력하면 아름다워진다.
Mac OS X 이후 특정 Unix에 이렇게 매료된 게 처음인 것 같다. 게다가 우분투와 비슷한 수준의 세련된 GNOME은, 아마도 리눅서들이 오픈솔라리스로 넘어가게될만큼 친숙한 환경이었다.
오픈솔라리스를 쓰다보니 대체 솔라리스와 오픈솔라리스와의 차이는 뭘까하고 구글링을 해봤는데, 이것조차도 답을 구하기가 어려웠다. 질문을 하는 사람도 없고 대답을 해주는 사람도 없었다. 결국은 unix.com이라는 유명한 유닉서 사이트에서 답을 구했는데, 오픈솔라리스는 Sun Microsystems에서 정식으로 지원해주는 “솔라리스의 소스코드를 바탕으로하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라는 점이고, 솔라리스는 “솔라리스”라는 브랜드 이름을 갖고있으며 테스트되었고, 검증되었고, Sun으로부터 유지/보수가 이루어지고, 차기버젼의 솔라리스는 항상 오픈솔라리스의 소스코드로부터 나온다는 점이다. 즉, 레드햇과 페도라 정도의 관계로 이해하면 되겠다. 내가 참고한 원문은 http://www.unix.com/whats-your-mind/24870-sun-solaris-open-solaris.html 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솔라리스. 반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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