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의료비가 정말 비싼 나라다. 의료보험조차도 자본주의적인 논리에 입각해, “왜 내가 다른 사람의 병원비를 위한 세금을 내야하지?” 라고 반발하기도 하는 곳이다. 뿐만 아니라 의료행위의 비용 역시 상상을 초월해서, 미국에서 맹장 수술 받으면 천만원이 나온다더라 하는 말은 진짜 사실이다. 다만, 한국의 의료보험제도가 세계적으로도 최고수준인데다 비용이 너무나도 싸다는 사실은 염두에 두도록 하자.

하와이는, 미국에서도 의료보험이 최고로 잘되어있는 주에 속한다고 한다. 특히 하와이 주정부에서 정책적으로 밀어주는 보험회사인 HMSA라는, 하와이 내 보험의 80% 이상을 독점하고 있는 이 회사와 HDS라고하는 치과 전문 보험회사의 보험제도는 가끔 한국보다 훨씬 낫다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

하와이에서 직장생활을 하게되면 사실상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HMSA 보험을 가입하게 되는데, 회사마다 직원들에게 제공해주는 의료보험의 상품이 다 달라서 혜택을 적게보는 사람도 있고, 좋은 혜택을 보는 사람도 있다. 좋은 혜택은 대신 그만큼 매달 내는 비용이 많다.

나는, 내가 원해서 든 것은 아니지만, HMSA에서 가장 좋은 보험상품에 가입되서 사용 중인데, 매달 내는 돈은 약 $600 정도이다. 이 보험에서 커버해주는 인원은 나와 내 배우자까지이며, 자녀가 생기면 가족 상품으로 변경해야한다. 의료비 커버는, 내가 10%를 부담하고 보험회사가 90%를 부담한다.

여기서, 저렴한 상품과 비싼 상품의 차이는, 예를 들어 내 와이프가 유방암 검사를 하고싶어서 엑스레이 및 초음파 검사를 하는 곳에 가서 검사를 하게되면, 사실 이것은 “몸이 아퍼서” 의료행위를 받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해서 검사를 요청한” 케이스이기 때문에 저가형 상품의 경우 커버를 받기가 어렵다. 나는 직장가입자가 가장 비싼 상품에 강제로 가입을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장 비싼 상품에 가입되어있지만, 와이프가 1년에 한 번씩은 꼬박꼬박 유방암 검사를 받고싶어하고, 의료비 내역서를 보면 비용이 정말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지만 내가 내는 비용은 몇만원 안된다. 더군다나, 미국 병원, 엄청나게 친절하다. 일부 한국 의사들 특유의 권위의식 같은거 절대로 없다.

특히, HDS – Hawaii Dental Service 라고 하는 치과 보험이 정말 걸작인데, 매월 3만원 정도의 보험금으로 나와 내 와이프가 1인당 $2,000까지 혜택을 본다. 하와이 내 치과의사들이 연합해서 만든 보험이라고 알고있는데, 혜택 내역을 보면

스켈링 연 2회, 엑스레이 연 1회, 클리닝 2회, 불소치료 2회 = 100% 커버
이외 기타 치료들 60 ~ 80%까지 커버되며, 심지어는 임플란트도 상황에 따라서 60%까지 커버를 해준다.

나는 2015년 1월에 어금니 임플란트를 했는데, 내 경우는 보험으로 커버가 되지않는 상황이라 100% 자비로 부담해서 시술을 받았는데도 전부 들어간 비용이 $2,880 이며, 이빨이 썩어서 신경치료+세라믹크라운 치료도 받아봤지만 비용은 내 기억에 $350 정도 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정도면 한국이랑 비교해서도 크게 비싸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외 조금씩 때우고 치료하고 하는 정도는 5-10만원 정도 밖에 안든다. 그래서 내 경우는 치과만큼은 6개월마다 한 번씩 꼬박꼬박 가고, 치료할 게 있으면 별로 부담없이 치료한다.

미국 의료비 비싸다고들 많이 한다. 물론 본토는 안살아봐서 잘 모르고, 내 경험은 지극히 하와이에만 제한되지만, 일단 내 경험으로는 보험이 있으면 아주 비싸진 않다. 미국에서 직장생활하고 보험있으면 인터넷에 인증사진 올리고 난리법석 뜰만큼 비싸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