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제가 분명히

“퍼가실 때는 본 블로그 주소인 출처를 반드시 퍼가신 곳에 적어주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퍼온 글이 아닌, 제가 직접 작성한 글임을 밝혀둡니다.”

라고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윗글은 살짝 빼버리고 아랫글부터 카피해가신 분이 한 둘이 아니더군요.
게다가 펌 내지는 퍼옴 등의 퍼온 글의 표시도 전혀 되어있지 않구요.
“글”도 재산입니다.

작성의 편의상 반말로 작성하겠습니다. 또한 내용이 깁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 먼저, 본인은 결코 금융, 경제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며 새마을금고에서 3년간 경력을 쌓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지금은 하와이 주정부에서 근무하고있는 사람이며, 100% 제 경험에 의해 본 블로그를 작성했습니다.

또한 본 글은, 새마을금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갖고계신 분 혹은 새마을금고에 대해 궁금하시거나 차후 새마을금고에서 일하고 싶으신 분들을 대상으로 작성하려고 했습니다. 금고관계자가 이 글을 보시고, 문제점이 될만한 부분을 지적해주시면 간접적인 설명으로, 직접 설명을 피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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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의 실체라는 글을 쓰다보니 “실체”라는 단어에 맛이 들렸는갑다. 실체라고 해서, 뭐 거창한 건 아니고 또 그렇다고 뭔가를 폭로하려는 건 아니다.
본인은 새마을금고에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대략 3년간 정식직원으로 근무를 했고, 나름대로는 내가 입사했을 시기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신규직원들 중, 가장 뛰어난 업무수행능력을 보였다고 자타가 인정했다.
(들리는 소문이지만, 상무님과 이사장님은 나를 가장 좋아했다고 했다)
유학온지 3년이 지났을 때에도, 빨리 복귀하라고… 안돌아올거냐는 얘기까지 들었다.

나에 대한 소개를 해보자.
밑에 하와이의 실체라는 글에도 썼듯, 난 현재 미국 하와이에서 유학 중인 늦깍이 유학생이다. 이글을 작성하는 2008년 현재 나이는 대략 30대 초중반이고, 결혼은 했지만 유학 중이라서 아직 아이는 없다 (애 낳는데 돈이 엄청나게 든다. 특히 나같은 가난한 유학생에게는 꿈 같은 액수다). 이 나이에 유학오면 대부분 석사과정을 밟으러 오시는데, 부끄럽게도 난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지 못했다. 지방대 4년제 중퇴다. 어쨌됐건 중퇴는, 한국사회에선 고졸이니까, 그래. 난 고졸이다. 이 고졸딱지가 너무나도 한스러워 동생한테 자극받아 무작정 유학을 왔다.

난 원래 컴퓨터를 만지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옛날 PC통신 시절, 천리안 리눅스 동호회에서 부시삽을 했으며 현재도 인천 리눅스 동호회 운영진이며 한국 우분투 포럼 공식 Contactor(가 될 예정)이다. 또한 우분투 한국 로코팀 IRC 채널의 방장 중 한명이기도 하다. 2003년경, 친구와 함께 온라인 게임분야 관련 특허를 출원한 적이 있으며 (특허가 나진 않았다), 지금도 여전히 컴퓨터를 사랑한다. 근데 금융계통으로 공부를 하러 유학을 온 걸 보면 컴퓨터는 취미, 금융은 내 업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난 앞으로도 금융계통에 진출하고 싶다.

대략 2003,4년도쯤, 친구랑 사업한답시고 빌라 반지하에서 특허 하나 출원해놓고 뭔가를 하고있을 때, 수입은 없고 돈은 계속 써야하고 동생은 유학가있고 어머니는 직업이 없으시고해서, 결국은 취업을 해야했다. 어느날 어머니가 서울에 있는 모 새마을금고에서 신입사원을 뽑는다는 광고를 봤는데 함 가봐라 하신다. 이력서를 아주 거창하게 썼다. 이게 내 특기다. 고졸학력을 최대한 덮기 위해 내가 가진 경력을 최대한 포장했다. 과장하진 않았다. 잘 포장만 했을 뿐이다.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최종면접에 합격했다. 최종면접엔 6명이 면접을 봤고 단 한 명을 뽑는 자리였다. 그때 당시 이사장님, 전무님, 부장님이 면접관으로 참여했고 아주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난해하지 않은, 그리고 엉뚱하지 않은 약간은 상식적인 수준의 질문이 이어졌다.
며칠 후 합격통보를 받았고,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한 명을 더 뽑았더랜다. 이유는 새로 뽑은 직원이 그만 둘까봐 예비로 한 명 더 뽑았단다. 그순간 직원들이 수시로 그만두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1. 새마을금고의 구조
먼저, 새마을금고의 구조에 대해서 알아보자.
새마을금고의 역사부터 알아야겠지만, 이건 각자 웹서핑을 통해서 알아보시고 중요한 건 “서민을 위한 금융기관”이라는 점이다. 새마을금고에선 제 1 금융권에 비하면 서민들도 나름대로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물론 다 그렇진 않다. 밑에서 따로 설명한다.
새마을금고는, 각각의 지점이 서로 다른 회사다. 각각 서로다른 법인명과 법인번호를 갖고있으며 따라서 연봉도 다 다른데다 심지어 가까운 곳에 위치한 다른 새마을금고는 사실상 경쟁상대에 가깝다. 또한, 서로 다른 회사이기 때문에 한 지점으로 입사하게 되면 절대 다른 지점으로 발령받는 인사이동은 절대 불가능하다. 삼성직원이 한 몇달 LG에서 일한다. 상상이 되시는가? 절대 불가능하다.
내가 다녔던 곳은 1개의 본점과 1개의 지점으로 이루어져있으며 본점엔 이사장, 부장, 과장, 일반사원 5명, 지점엔 전무, 과장, 일반사원 3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본점에서 모든 업무 및 제반사항을 조정한다. 하지만 모든 경영 자체를 독립적으로 하는 건 아니다. 새마을금고 연합회 라는 곳에서 경영 및 감독에 대한 통제 및 지시를 받고 때로는 부실한 새마을금고 (이하 금고라 함)의 합병 및 파산을 명하기도 한다.

2. 새마을금고의 설립
주식회사법을 조금이라도 아시는 분은 이해를 하실텐데, 주식회사가 어떻게 설립되는가? 보통 작은 회사의 경우는 형식적으로나마 식구들 동원해서 주주로 세워놓고 회사를 세운다. 그러면 금고는 어떻게 세울까?
금고는, 주민들이 모여서 새마을금고를 세우기 위한 자금을 마련한다. 이를 “출자금”이라고 한다. 일종의 “주식” 같은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새마을금고법에 의해 출자인 몇명 이상, 출자금 얼마 이상 이런 식으로 정해져있으며 이를 토대로 금고가 세워진다. 나머지 금융상품에 대한 건 오로지 연합회에서 만든 상품만 팔 수 있으며, 새마을금고 연합회에서 승인한 금고가 아닌 기관에서 “새마을금고”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건 불법이다.
그런데, 위에 설명한대로해도 새마을금고 설립이 쉽진 않다. 말 그대로 아무나 세울 순 없다. 여러 정부기관에서 허가가 떨어져야하는데 현재 포화상태인 새마을금고 지점 갯수를 봤을 때 신규 새마을금고의 설립은 불가능하다고 보겠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전국에서 지점에 가장 많은 금융기관은 농협이고 다음은 국민은행, 아니면 새마을금고다. 나름 전국 최대 규모다. 내가 다닐 때만 해도 전국 1,500개 정도의 지점이 있다고 했고, 실제로 동네마다 하나씩은 다 있다.

3. 새마을금고의 조직
조직도는 이사장, 부이사장, 이사, 감사의 이사진과, 전무, 상무, 부장, 과장, 대리, 사원 등의 경영진과 직원이 있다. 보통 금고별로 중간에 특이한 직책을 만들기도 하는데, 어디까지나 위에 열거된 직책이 표준이라고 볼 수 있겠다. (현재 금고를 오래 다니고 계시는 분들이 보시면 조금은 고깝게 보이실 수도 있겠다. 금고에 대해서 잘 모르는 분들을 대상으로 썼으니 양해를 부탁한다).
신입으로 입사하면 사원 – 6급이 된다. 금고법에 의하면 6급 사원에서 5급 대리로 진급하기 위해서 최소 4년의 경력이 있어야만 대리로 진급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진급을 시키고 안시키고는 각 금고 경영진의 뜻에 달려있다.
5급 대리에서 4급 과장은 2년인가 3년인가 생각이 안난다. 4급 과장까지는 누구나 다 될 수 있는데, 3급 부장이 되려면 “실무책임자 시험”이라는 시험을 치뤄야하고, 여기에 합격을 해야만 3급 부장이 될 수 있다.
실무책임자 시험은 금고에서 단 한 명만 볼 수 있는데, 소위 “후계자”를 지목하게 되는 것이라, 과장들간 경쟁이 아주 피터진다. 보이지 않는 경쟁이 아래 직원들한테 피해가 가게 되서 참 곤혹스럽다. 더군다나, 5급, 6급 직원이 실무책임자 시험을 보고싶다고해도 맘대로 볼 수 없다. 금고에서 지목하는 단 한 명만 볼 수 있는 거다. 솔직히 난 여기서 희망을 잃기도 했다.

부장부터 상무 전무는 따논 당상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다. 어차피 이사진들이야 동네 아저씨들 모아놓은 것이고 (따로 설명한다), 이사장이야 보통 실무책임자의 의견을 매우 무게있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말 그대로 실무 책임자가 아닌가), 그리고 또한 부장 위로 전,상무가 현재 아무도 없다면 나이 40살 이전에 상무도 될 수 있다. 실제로도 그런 경우를 봤다. 그분은 얼굴도 동안이라, 얼핏보면 30대 초반으로 밖에 안보인다. 그런데, 직책이 상무다.

또 다음으로 피터지는 경쟁의 계급은 6급에서 5급이다.
일단은 6급과 5급은 월급부터가 상당히 차이가 많이 나고, 진급하기 위한 조건이 최소경력 4년 이상을 요구하는데다 그나마도 경영진과 이사진에서 진급을 시켜줘야하니 보통 금고에서 “대리” 직책은 “중견직”이라고 한다. 실제로도 연합회에서 문서가 내려오면 중견직이라는 표현을 쓸 때 대리를 포함시킨다. 어디 조그만 회사가면 아무나 다 대리, 과장 시켜주는데, 금고는 대리만 달아도 왠만한 금고인들끼리 중견직책으로 인정해준다.

사실상, 대리만 달면 과장 올라가는 건 쉽기 때문에 (보통 경쟁자가 없다. 대리가 되기 전에 힘들어서 그만 두는 경우가 많다) 대리만 달면 그 이후엔 진급에 신경쓰지 않고, 실무책임자가 되기 위한 표면적인 실적에 공을 많이 들인다. 사실 대리쯤 되면 업무는 왠만하면 다 아는데다, 업무능력도 출중하다.

그렇담, 이사진은 어떻게 선출될까?
보통 금고마다 액수가 조금씩 다르긴 한데, 내가 다니던 금고의 경우 출자금 잔액이 100만원 이상이신 분들을 “대의원”으로 선출한다. 그러면 매년 정기총회 때 이사에 대한 투표를 하게 되고 여기서 선출되면 이사가 된다. 이사는 상근이사와 비상근이사로 나뉘는데 일반적으로 거의 모든 금고가 비상근이사를 둔다. 왜냐면 상근이사는 월급을 줘야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이사가 되려면 출자금 액수는 만땅을 채워야한다 (일천만원).
일반적으로 대의원과 이사의 수는 해당 금고의 자산규모로 정하게 되는데, 이 역시 새마을금고법에 의해야한다. 내가 다니던 금고의 자산규모는 2006년 당시 450억원이었고 이사장 1, 부이사장 1, 이사 9 (비상근), 감사 2 (비상근), 대의원 약 100 여명 정도 됐었다. 위의 사항은 기밀이 아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원래 주식회사는 재무제표를 공개해야 함이 원칙이다.
그런데, 이 출자금이라는 계좌가 어떤 계좌였던가. 금고를 설립하기 위한 주주들이 내는 돈 아닌가. 따라서, 회사가 망하면 주주의 주식은 날라가는 것이고 결국 금고가 망하면 출자금은 못돌려받는다. 그래서, 부실한 금고에서의 출자금 통장은 매우 리스크가 크다. 매년 금고 수익을 출자자들에게 배당도 하기 때문에 주식하고 같은 개념으로 보는 게 더 낫다.

이사가 되면 정기 이사회 때 안건에 대한 결정권을 갖고있다.
그리고 이사회 참석수당으로 대략 10만원 정도가 나온다. 즉, 돈을 벌려고 하는 일이 아닌 “명예직”이라고 보면 되겠다. 다만, 출자금 통장에만 돈이 많아서는 안되며, 출자금 통장에 특정 액수 이상이라는 건 필수사항이고, 그 외 예적금이 얼마 이상 있어야한다.
내가 다니던 곳의 경우는 당시 최소 1억 이상은 다들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니 돈만 좀 많이 있으면 대의원도 시켜주고 이사도 시켜주니, 서민들도 금융기관의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민들을 위한 금융기관이라는 말이 나온게 아닌가 싶다. 이사진은 솔직히 조금 폄하하자면, 맨 위에 언급한대로 사실상 결국은 그냥 동네 아저씨/어르신들이고, 좋게 말하면 동네분들이다보니 그만큼 친근함이 있다. 대부분은 나이가 많으신데, 물론 퇴직하기 전에 어떤 직업을 가졌는지는 알 수 없겠지만 아마도 상당수는 이사라는 직책을 수행하기에 충분한 직업을 가졌으리라고 생각한다.

감사는, 감사채용 공고를 따로 낸다. 일반적으로 감사는, 감사의 직책을 수행할 수 있는 자격을 갖고있어야한다. 자격이라고 해서 “증”을 요구하는 건 아니고, 해당 관련 경력이 있어야함을 의미한다. 비상근직이다. 감사는 이사회 때 참여할 수 있고 정기감사 때 참여해서 감사수당을 받는다. 이 역시 10만원 내외로 책정된다. 물론 금고마다 다르다.

이사장은 이사 중에서 이사장 직책을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을 선출한다.
부이사장은 이사와 크게 다르진 않다. 다만 이사 중에서 한 명을 선출한다는 점과, 부이사장만이 결재할 수 있는 업무가 따로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비상근 임원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사장은 몇 백억의 자산을 가진 회사를 운영할 능력이 되야한다. 어떤 곳은 능력이 안되는 사람이 선출이 되서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이사장은 1급의 직책을 갖고있으며 상근임원이다. 따라서 월급이 나온다. 또한 금고의 모든 업무에 관한 결정권을 갖고있으며, 인사권은 이사장 고유의 권한이다. 이래서 신규채용에 관한 비리가 많다. 누구누구 부모님이 마을금고 이사장이라던데 그래서 취직이 되네 어쩌네 하는 등등.

4. 새마을금고의 업무
그렇담, 새마을금고는 무슨 일을 할까.
큰 틀은 은행과 다를 바가 없다. 다만 외환, 채권, 주식 등의 투자상품은 취급할 수 없다. 출자금, 일반 입출금 통장, 적금, 예금, 신용대출, 담보대출, 생명보험, 화재보험 등을 취급한다.

일반적으로 이자율은 제 1 금융권보다 다소 높게 주는데, 그 이유는 생각해보나마나 고객을 많이 유치하기 위해서다. 같은 이자면 큰 은행으로 가고싶지, 조그만데 가고싶지 않은 건 누구나 다 똑같은 심리이지 않은가. 대출도 역시 일반 시중은행보다 조금 더 비싸지만, 최근 치열한 대출경쟁 때문에 금고도 이젠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를 낮추고 있는 추세다.

먼저, 출자금 통장은 위에 설명을 많이 했으니 넘어가자. 내가 설명한 게 전부다. 두 가지 더 보충하자면, “비과세” 혜택을 받기위해선 출자금 통장을 반드시 개설해야한다. 또한, 매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의 잔액에 대한 이자(배당금)를 년초 정기총회 (약 1월 중순에서 2월 중순 사이)가 끝난 후 지급하며, 일부금액 출금은 불가능하고 비과세 예적금 통장이 있으면 해지가 불가능하다.

입출금통장은, 은행과 딱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외국으로 송금이 안되며 반대로 외국에서 들어오는 것도 불가능하다.
언젠가는 개선이 되겠지만, 현재는 안된다. 그외 인터넷 뱅킹, 체크카드 등등 적금은 정기적금이 있고 자유적금이 있는데, 이것의 차이는 다른 은행과 같다. 매월 특정일에 납입하는 적금과, 아무때나 수시로 납입을 하는 차이인데, 여기서 과세, 비과세, 세금우대 등 약간의 경제상식이 필요하다. 지금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근무할 때는 비과세라는 상품이, 다른 제 1 금융권의 대형 은행들과 큰 차이를 주는 아주 중요한 요소였다. 비과세, 세금우대, 과세의 의미는 웹서핑을 해서 알아보시길 바란다.

어느 곳이나 다 그렇듯, 비중이 큰 고객에게는 무슨 날만되면 선물이니 뭐니해서 신경쓰는 회사들이 많다. 금고 역시 다를 바가 없는데, 금고는 은행과 달리 고객의 예적금 액수가 적기 때문에 예적금으로 대략 5천만원만 넘어가도 꽤 신경써서 대우해준다. 1억이 넘어가면 아마 명절마다 선물이 나갈거다. 시중 대형은행의 VIP룸과는 자격조건부터 판이하게 다르지 않은가? 내가 알기로 시중은행의 VIP 출입자격은 개인현금자산만 최하 10억 이상 있어야한다고 알고있다. 보통 20억 정도이고. 서민들을 위한 금융기관이라고 해서 서민들한테 잘해준다기보단, 규모가 규모이다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더 심각한 건, 예적금의 이자율이 높아서 시중은행으로부터 잠시 옮겨오더라도 예적금이 만기되면 다시 전부터 오래 거래하던 은행으로 돌아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다만, 새마을금고의 “단골”층은 로열티가 매우 높아서 몇 십 년 이상 거래하는 고객들에 의해 운영이 된다고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인데, 금고 자체가 원래 대부분 70년대 즈음해서 설립된 곳이 많고 그때부터 거래하던 분들이 지금까지 오신다. 게다가 동네 토박이다보니 금고직원들은 단골고객의 집안사정에 대해서 매우 밝다 (내가 일할 때 당시, 상무님부터가 그동네 토박이였다). 이사진부터가 동네분들 아닌가. 또한, 단골손님들에 대한 형식적인 대우가 아닌 약간은 허물없는 가족같은 분위기로 인해서 그분들은 다른 은행 안가시고 더욱 더 금고만 찾게 만드는 부분도 어느정도 있다고 본다. 사실 내가 봐도, 한 금고를 오래 거래하면 금고에서 자연스레 신경써주게 된다. 신경써준다고 해서 이자를 더 준다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VIP한테만 주는 선물들을 따로 준다거나 음료수라도 한 잔 챙겨주는 면이 일반 시중은행의 (매우 친절하지만) 형식적인 대우와는 (비록 종이 한 장 차이이지만) 조금 다른 면이 있다.

대출에 대해서 알아보자. 솔직히, 대출에 대해서는 매우 꽉 막힌 곳이라 판단된다. 시중은행은, 규모부터가 매우 거대하며 이를 운용하는 인력, 시스템, 자본 등등이 매우 막강하다. 따라서, 한 은행만 꾸준히 오랫동안 거래하면 당행의 시스템에 의해 신용대출을 해줄 수 있는지 없는지, 해줄 수 있다면 금액은 얼마까지인지의 판단이 전산에 의해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이름은 까먹었는데 이러한 시스템이 대략 2004년 쯤에 시중 대형은행에 구축이 되었다.
고객의 총 거래 기간, 금액, 종류, 나이, 거주지 등등 모든 정보를 종합해서 만약 자녀가 있다면, 이 자녀가 대학에 입학할 때쯤 되서 대학등록금을 대출할 수 있게끔 시스템이 미리 파악을 해서 직원한테 상기시켜줄 수 있는 시스템이 생겼는데 내가 금고에서만 일해서 좀 구식이라 그런지 몰라도 금고에서만 일했던 나에게는 매우 혁신적이었다고 생각했다. 이외에도 매우 많은 자료들에 의해서 당행 거래고객이 아니더라도 신용대출을 해줄 수 있는 시스템을 잘 구축해놨었다.

이에 반해, 금고는 금고가 가진 특수한 구조적 문제로 인해 신용대출이 거의 불가능하게 되어있다. 물론 전국의 모든 금고가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내가 알기론 대부분의 금고가 신용대출은 매우 꺼린다. 물론 은행도 신용대출은 꺼리지만 금고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시피 봐야한다.
이유인즉슨, 신용대출이란 게 말 그대로 그 사람의 신용을 보고 대출을 해준다는 의미로 해석해야하는데, 나쁘게 해석하면 안갚으면 땡이다. 물론 불체자 등등으로 등록되겠지만, 담보를 설정한 것도 아니요, 연대보증인을 세운 것도 아니니, “막말”로 안갚으면 땡인 거다. 물론 그에 따르는 법적조치는 취하게 된다. 더군다나, 은행처럼 전국적인 규모의 기관이 아닌 한 동네의 기관으로 부실채권을 스스로 책임져야하는 금고의 경우 신용대출 해줘서 회수가 안되면 금고가 그 책임을 져야하는데, 규모가 작은 금고는 어떻게 해결하겠는가? 결국 손실이 생기고, 손실은 부실로 이어지고, 부실은 합병 혹은 파산으로 이어진다. 옛날엔 공적자금이 투입되기도 했었다. 담보가 있어도 회수가 될까말까 걱정해야할 판인데, 신용대출은 오죽할까.

따라서 내가 금고에서 여신업무를 볼 때 교육받은 건, “신용대출은 해주지 마라” 였다. 어떻게든 말을 돌려서 신용대출은 안된다고 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신용이 확실한 분들에 한해서는 최대 500만원 선에서 신용대출이 나갔고, 내가 일했던 금고에 예금/적금 금액이 4-5억 정도 됐던 이사장님의 경우는 신용대출은 필요할 때마다 해드렸다. 물론 그 분은 현금자산만 해도 그 정도였으니 금고 입장에서 봤을 때 못해줄 이유가 뭔가. 게다가 신용대출은 이자도 12%였다.

금고업무의 마지막 부분이며, 현재 금고 운영상 매우 핵심적이며, 금고를 퇴직하는 신규 사원의 1등 공신이 되는 사유의 한 부분이다. 바로 “공제”다.
공제는 뭘까. 쉽게 말해 보험이다. 새마을금고가 보험회사와의 법적문제로 인해 보험이라는 단어를 쓰지 못해 만들어낸 단어인데, 2006년도쯤엔가 농협이 소송에서 이긴 뒤로, 새마을금고나 농협 같은 비보험회사들도 보험이라는 단어를 쓰기 시작했다.
보험은, 손님을 보험에 가입시켜야하는 게 주 목적이다. 물론 다른 것도 많겠지만 솔직히 얘기해보자. “보험에 많이 가입시켜서 수당받는 게 목적”이다.
그게 아니면, 고객이 사고가 날까말까를 왜 염려하나. 나 살기도 바쁜 세상인데.
공제란 말 뜻은, 여럿이 힘을 모아 도와준다는 의미가 내포되어있는 단어이다. 즉, 여러 사람의 보험금을 모아 사고난 몇몇 사람을 도와준다는 좋은 취지의 새마을금고 정신에 부합되며 지역발전에 보탬이 되는 매우 좋은 제도(?)라고 볼 수 있겠다.

문제는, 보험만이 살 길이라고 외치는 금고의 실무진과 연합회 때문에, 밑에 직원들이 죽어라 보험을 팔아야하는 은행원(금고직원도 나름대로 은행원이라 생각한다. 은행원 아니면 뭔가. 증권회사 직원? 보험회사 직원?)이 되어버린 셈인데 얼마나 이게 심각하냐면, 아무리 일을 잘해도 공제 실적이 부실하면 짤린다. 경력직 사원을 뽑을 때도, 이전에 근무했던 금고에서 공제 때문에 퇴사한 직원은 자격미달이라고 공지해놓는 금고가 매우 많다.
솔직히 말하면, 새마을금고 보험은 대형 보험사의 보험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일단 보험료가 저렴하고 대형 보험사에서 깨알만한 글씨로 적어놓은, 이거는 이래서 안되고 저거는 저래서 안되고하는 그런 제한사항이 많지 않기 때문이며, 은행권과의 경쟁과 마찬가지로 대형 보험사로부터 손님을 뺏기지 않기 위해서 좀 더 좋은 조건의 보험상품이 많다.

특히 보상의 경우, 각 금고에서는 “어차피 공제는 연합회 사업이기 때문에, 우리돈 나가는 거 아니니깐 보상처리 잘해줘라”고 한다 (사실 이것 때문에 사고발생시 보험처리를 잘해주게 되는 원인이 된다. 계속해서 보험을 팔려면 보상처리도 잘해줘야 계속 보험을 가입하게 되기 때문). 금고에서 배우게 되는 부분인데, 사람 심리가 보험이 여러 개씩 많이 있으면 더 이상 안할 것 같아도, 보험금을 몇 번 타먹어보면 보험을 계속 들게 된다고 한다. 참 신기하다. 그래서 보험도 신상품이 나오고, 내용이 좋으면 잘 팔린다. 게다가, 농협과는 달리 보험을 팔면 수당이 많이 떨어지는데 (액수는 대외비라 공개하면 안될 것 같다. 양해 부탁드린다) 이 수당이 꽤 짭짤하다. 나는 퇴사한지 1년 6개월이 넘도록 계속 수당이 들어왔다. 그렇다고 내가 보험을 잘 팔았던 건 아니었다.
내가 다녔던 금고의 공제판매 No.1 직원은 공제수당만 한 달에 일백만원 정도 받았고, 잘 팔았던 달엔 그 이상도 받았으니 상무님 왈, “보험 잘팔면 너네들도 좋고 금고도 좋고 1석 2조가 아니냐”고 했다. 그래. 사실, 수당 받을 땐 기분은 좋다. 액수가 많을 땐 더 기분이 좋았고, 월급날짜랑 수당지급날짜가 달라서 용돈으로 쓰기도 아주 좋았다.

또 다른 문제는, 연합회에서 1년에 1-2번 정도 공제집중기간이란 걸 만들어서 각 금고별 실적으로 경쟁을 시키는데, 금고가 동네 금융기관이다보니 구로 1동, 구로 2동 이런 식으로 서로 경쟁하게 되서, 결국 실무책임자가 옆 동네 금고한테 꿀리지 않을려고 아래 직원들을 쪼아댄다는 게 문제가 되는 거다.
게다가 연합회조차도 공제만이 살 길이라고 외치는데, 직원들이 푸념하는 게 대체 우리가 보험회사인지 은행인지 모르겠다는 말을 했다. 전 직원이 업무시간에 오는 손님들 붙잡고 공제얘기만 해댔으니깐. 은행이란데가 원래 손님들 예탁금 받아다 대출해줘서 그 이자차익으로 돈을 버는데가 아니었나. 그래서 일부 단골고객들은 “금고만 오면 공제얘기하니깐 금고에 가기 싫다”는 농담도 했었지만 공제집중기간에 가면 정말 전 직원이 모든 손님들한테 전부 공제얘기를 한다. 안하면 안되니깐. 심지어 나는 방학기간 중 한국을 잠시 방문해서 금고를 들렀는데, 본점 과장님은 유학생인 나한테도 공제를 팔려고 했다.

신입사원들이야 초기엔 할만하겠지. 본인들 것부터 해서 식구들꺼, 친구꺼 등등 할데 많으니깐. 나중엔 모르는 사람 붙잡고 개척해야한다. 이거, 아주 어렵다. 특히, 단골은 아니지만 자주 오는 손님 평소에 열심히 설득해놨는데 어느 날 옆에 직원한테서설명듣고 신청서 작성하는 거 보면 뚜껑 열린다. 또한,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데 뒤에 부장님 과장님 등 “장님”들 나오셔서 내가 다 해놓은 손님 뺏어가면 역시 뚜껑 열린다. 직원들간 분위기가 좋으면 전자의 경우, 양심적으로 열심히 공들였던 직원 앞으로 해준다. 내가 다니던 곳은 그랬다. 이게 얼마나 열받는 일인지 잘 아니깐.
공제에 대한 얘기는 아마 직원들 간에 밤새서 얘기해도 다 못하는 그런 종류의, 직장을 그만 다니고 싶게 만드는 부분 중 하나이다. 너무 안좋은 얘기만 쓴 것 같은데 위에 보니깐 좋은 얘기도 조금 썼으니 그냥 넘어간다.

5. 접대
참 재밌는 부분인데, 금고도 접대를 한다.
1년에 하루 정도를 잡아서 VIP 회원과 전 직원이 함께 놀러가는 건데, 말이 놀러가는 것이지 이건 완전 중노동이 따로 없다. 보통 은행의 VIP 회원이라면 돈이 많은 분들이고, 돈이 많은 분들은 젊은 사람이 드물다. 당연하다. 그래서 주로 노인네들이 많은데, 이분들 모시고 관광버스 대절해서 탑승하면 그때부터 마이크 붙잡고 쌩쑈를 다 해야한다. 술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침부터 분위기에 휩싸이셔서 소주를 좀 드셔야한다. 그러면 관광버스 춤 나오고 노래 부르고 난리 부르스를 추면서 직원들은 1차 세계대전이 아닌 1차 버스대전을 치뤄야한다.

목적지에 내리면, 보통 대부분은 해당 장소의 식당 등을 미리 예약해서 식사를 하는데 식사 때 술이 빠질 수 있겠는가. 게다가 식사 끝나면 뭐하겠는가. 노래방 기계 갖다놓고 춤판 벌이는 거다. 그럼 직원들은? 술이랑 안주 날라야하나? 그거만 하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옆에서 같이 춤춰야한다. 나이드신 분들 뽕짝 틀어놓고 70년대 댄스추시는데 옆에서 같이 흔들어주는 거, 안해본 사람은 모른다. 고역이다. 여직원은 어떻겠는가. 이게 한 3-4시간 동안 진행된다. 말이 3-4시간이지, 10분만 있어도 도망나오고 싶다.
게다가 이게 끝이 아니다. 짐정리 다 하고 버스 탑승하면, 술 엄청 드시고 노래 부르고 춤추시던 분들 술기운이 달아났을까? 나이드신 분들한테는 어림도 없다. 관광버스 탑승하고 집에 가는 대략 3-4시간 동안 소주를 나발을 부시고 고함 질러가며 노래 부르고 춤추신다. 식당에서는 그래도 넓은 공간이니깐 움직이기라도 편했지, 관광버스 안은 흔들리고 좁고 바닥은 술 엎질러서 미끄럽고, 안주 갖다달라면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열심히 안주 갖다드려야하고 노래 시키면 노래 불러야되고, 술 주시면 술 먹어야되고 2차 버스대전을 치뤄야한다. 이래야만 그날 소풍이 끝난다.
금융기관 특성상, 평일에는 절대 이런 행사 계획 못한다. 그래서 휴일날 해야한다. 휴일날 이거 누가 하고싶을까? 공제판매하는 거 다음으로 싫은 게 이거였다.
다른 금고는 근무를 안해봐서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이랬다.
그 외엔 명절날 선물사서 손님한테 이러이러해서 선물 드리니깐 시간 나시면 오시라고 전화한다. 선물 준다는데 누가 마다할까. 다 온다. 그래서 이건 아주 껌씹기 수준이다.

6. 급여와 복리후생
위에도 설명했듯이 금고직원은 공무원처럼 급이 있다. 어떻게보면 금고직원은 거의 공무원 수준인데 천천히 살펴보자.

먼저 금고는 대부분 월급제다. 연봉제도 있단 얘기를 들어봤는데, 연합회부터도 일단은 월급제이며 호봉제다. 다만, 호봉에 의한 월급은 크지 않다. 6급으로 10년 일해봐야 5급 1호봉 쨉도 안된다.

급여는 보통 기본급 + 각종 수당의 구조는 다른 회사와는 별 차이가 없는데, 이 기본급에서 아주 큰 차이가 생긴다. (솔직히 다른 회사를 많이 안다녀봐서 잘 모르겠다. 양해 부탁한다)

내가 다녔던 곳으로 예를 든다.
난 2005년 4월부터 2007년 1월까지 다녔고, 2006년 연봉이 약 3천만원 정도 됐었다.

기본급은 직급수당 + 출납수당으로 이루어지는데 (물론 금고마다 차이는 있다) 내 경우 2007년 1월에, 정직원 2호봉 직급수당 90만원에 출납수당 5만원이 내 기본급이었다. 여기에 중식비 15만원, 차비 5만원, 가족수당 (와이프) 5만원이 추가로 붙는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받는 금액은 120만원이다.

여기서, 금고마다 또 달라지는데 내가 다녔던 곳은 보너스가 900% 였다. 즉, 1년 12달 중 9달이 기본급만큼 더 나온다는 얘기인데, 즉 120만원 + 85만원 = 205만원을 받았다. 근데 보통 보너스가 나오는 달 중에서도 제일 적게 받으면 205만원이었고 보통은 또 다른 수당이 더 나와서 통상 세후 230만원 정도를 수령했으니, 세전으로 보면 약 250만원 정도가 됐던 셈이다. 공제수당 제외하고 (위에 설명했듯, 공제수당은 지급날짜가 다르다). 게다가 12월달과 1월달엔 인센티브와 성과급이 지급되서 보너스가 엄청났는데, 2006년 12월 수령한 월급이 세전 430만원이었고, 세후 410만원을 받았다. 금고치고는 꽤 쎄지 않나. 1월엔 320만원을 수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불만스러웠던 건, 보너스가 없는 3개월이었는데 120만원에 세금을 떼면 100만원을 수령했으니, 100만원 수령한 달은 무척이나 힘들었었다. 1년에 3번이면 3개월에 한 번씩이니, 3개월동안 아껴서 1개월 모자라는 돈을 메꿔야 해서 결국은 돈을 모으질 못했다. 물론 행복에 겨운 불만이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다만, 난 결혼도 했고 직업이 없으신 홀어머니를 모시고 집 대출이자를 갚아나가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12월 달에 줄 돈을 다른 달에 나눠서 줄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더 심각한 건, 그나마 내가 다녔던 곳은 월급이 매우 쎈 곳이었다. 당시 공무원 출신인 이사장님께서, 금고도 은행수준에 따라가도록 해야하지 않겠나 하셨고, 최소한 매년 물가인상분만큼은 월급을 인상해야 직원들도 먹고살지 않겠냐 하시는 경영방침을 갖고계셔서 내가 다니는 3년간 월급이 동결, 혹은 삭감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2006년 6급 사원의 기본급이 95만원이었다면, 5급 대리는 얼마였을까.
5급 대리는 대략 130만원 정도 했다. 한 35만원 가량 차이 난다. 그런데 단순히 35만원만 차이날까?

금고의 모든 급여는 기본급을 기준으로 지급한다. 저녁 7시 이후의 근무는 시간외수당이라고 해서 야근수당이 붙는데, 이 역시 기본급을 기준으로 한다. 따라서 보너스 지급달의 5급 대리 월급은 세후 300만원이 넘는다. 중식비, 차비, 가족수당 등등 포함해서다. 공제수당 합치면 능력에 따라 다르겠지만 세후 300만원을 받는 분들의 “통상 대리급”은 350만원 정도 받을 거다.
이래서, 기를 쓰고 대리를 달려고 하는 거다. 6급에서 호봉 한 개 올라봐야 급여는 한 2만원 정도 밖에 차이가 안나니, 10호봉이 되봐야 5급 쨉도 안된다는 게 여기서 나오는 거다.

4급 과장의 기본급은 약 150만원, 3급 부장은 180만원, 상무는 200만원 정도 했으니 이사장은? 상상이 되실거다. 상무님만 해도 12월 급여는 600만원이 넘었다.

얼마 전 뉴스에, 새마을금고 이사장 후보가 선거를 앞두고 피습됐었다라는 기사를 봤다. 이사장의 평소 업무는, 동네 돌아댕기면서 자금 유치하는 거랑 그밖에 대출 유치, 고객관리 등등인데 이사장 정도면 동네 토박이 혹은 동네 유지 정도 되기 때문에 이사장님 동네 왠만한 분들은 다 아신다. 거의 x랄친구 수준일 거다. 그러다보니 평소에 동네 어르신들이랑 고스톱 치러 댕기신다. 그리고 그게 자연스럽다. 업무시간 내내 금고에 붙어계시면 직원들이 더 힘들기 때문이다. 평소 업무내용보단, 주요경영방침들에 대한 결정에서, 얼마나 현명한 판단을 내리느냐가 이사장의 능력인데 동네 유지분들 이런 능력
갖고 계신분들 많지 않다. 솔직히. 몇 백억의 자산을 가진 회사를 통솔해야한다. 동네 어르신이.

그나마 내가 다녔던 곳은 월급이 매우 많았다. 서울 xx구 통틀어서 가장 월급이 많았다. 그럼 다른 곳은? 다른 금고 5급 대리가 나보다 조금 더 많은 수준이었다. 더 심각한 건, 공제수당까지도 금고가 가져가는 곳이 있단 거다. 거긴, 아무리 열심히 공제 팔아봐야 보탬이 없다. 그래서 그런 곳은 6급직원들이 1년에 몇 명씩바뀐다. 수시로 바뀐다고 봐야한다. 내가 다녔던 곳은 상무 – 경력 20년, 과장 – 경력 15년, 과장 – 경력 12년,
6급 – 경력 5년, 4년, 3년, 3년(본인) 이었으니 그래도 금고인들끼리 봤을 땐 내부적으로 꽤 괜찮았던 셈이다.

기타 복리후생에 관해선 다른 회사와 같다. 4대보험 다 해주고 각종 수당 등 신청할 수 있는 수당들이 많다. 물론 금액이 크진 않다.

그렇다면, 새마을금고가 다른 곳과 다른 점은 뭘까.
내가 알기로 은행은, 은행에서 보장해주는 정년이 7년으로 알고 있다. 7년 근무하고 진급되면 계속 다니는 거고, 안되면 명퇴해야한다. 그런데 새마을금고는 정년을 보장해준다. 만 58세까지 특별한 사고만 안치면 끝까지 다닐 수 있으며 금고법에 의하면 본인이 원하지 않는데 금고에서 일방적으로 짜를 순 없다. 다만 이게 허울 뿐이라는 건, 한국사람들한테는 기본 아닌가. 암튼 그렇다.

내가 다니던 곳은 그랬다. 사고만 안치면 정말 정년 때까지 다닐 수 있었다. 그 좋은 직장을 때려치고 유학을 왔으니, 내가 잘한 건지 못한 건지 아직도 고민된다. 참고로 덧붙이면, 농협도 마찬가지다. 위에 설명한 큰 틀은 농협도 금고와 똑같다. 다만, 농협은 농협중앙회가 있고 단위농협이 있는데 xx농협 이라는 간판이 붙어있으면 단위농협이다. 부평농협, 부천농협 이러면 단위농협이고, 금고와 마찬가지로 독립된 법인이라는 얘기다. 금고와 다른 점이 있다면, 전국에서 규모가 가장 큰 금융기관이며, 월급과 수당이 금고보단 좀 더 많고, 보험을 팔아도 수당이 없고, 보험 외에 쌀도 팔아야하고 이것저것 팔아야할 게 좀 더 많다는 점이다.

7. 연합회
새마을금고 연합회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다. 15층짜리인가 몇층짜리인가 암튼 꽤 큰 빌딩 전체를 소유하고 있고, 수많은 부서가 있다.
(참고로, 대부분의 금고는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 새마을금고가 들어서있는 빌딩은, 소유주가 금고라고 생각하시면 된다)

솔직히, 연합회에 대한 건 다른 직원들에게 들은 것 외엔 아는 게 없다. 금고와 똑같이 연봉이 아닌 월급-호봉제도라는 점, 월급이 훨씬 쎄다는 점, 정년이 보장된다는 점, 신입사원의 선발기준이 금고와는 차원이 틀리다는 점이 있겠다. 보통 규모가 작은 금고는 (설령 크다고 하더라도) 6급 사원의 연봉이 1,800만원도 채 안되는 곳도 있는데, 연합회 신입사원의 초봉은 대략 3,500만원 정도로 1금융권과 비슷한 수준으로 연봉이 책정되어 있다고 들었다.

내가 일할 때만 해도 소문이, 연합회의 부실이 어마어마하다고 했는데 이게 공제판매 압박으로 연결된다는 점과, 결국 연합회의 부실을 전국의 금고가 떠안아야한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금고직원은 연합회를 별로 안좋아한다. 일단은 공제 때문만이라도.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연합회 직원한테 잘못 대하면 이득될 건 없다. 어차피 금고는 연합회의 지시 및 감독을 받기 때문에. 물론 연합회 직원이라고 해서 금고를 무시하거나 하는 경우는 결코 없다. 그랬다간 열받은 금고에서 공제를 안파는 수가 생기고, 금고에서 공제를 안팔게 되면 연합회의 타격이 매우 크기 때문에 연합회 특정직원에게 불만이 있는 금고가 생기면 그 해당 직원은 앞으로 연합회 생활하는데 지장이 크다. 실제로, 2006년도에, 내가 다니던 금고에서 손님의 공제 보상처리를 원활하게 안해줘서, 상무님이 연합회 공제과 차장님한테 컴플레인을 좀 했더니 재떨이가 날아다녔다는 소문과 함께 해당 직원이 평생승진불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고 한다. 물론 소문이다. 같은 편이니 서로 공생공사 하는 거다.

연합회에는 연합회장이라는 분이 계신데, 이 분은 각 금고의 이사장님들 사이에서 선출되는 분이다. 통상 이사장님들이 정년퇴직을 하신 60대임을 감안하면 연합회장님 역시 연세가 아주 많으신 분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겠지만 통상 이사장님들은 연세가 많다.

8. 수익구조
은행은 기본적으로는 고객들에게 받는 예탁금과, 대출해주고 받는 이자에서 발생된 차액으로 돈을 번다. 금고는 거기에 공제이익을 더 추가한다. 그런데, 대출이 한창 안나갈 때는 큰 돈이 놀고있으면 금고 측에선 손해를 보기 때문에 돈을 굴려야하는데 보통은 증권회사 상품에 투자를 한다. 투자금액은 몇 십억 단위이기 때문에 당연히 VIP 대접을 받는다.

금고직원은 평소엔 업무를 봐야하니 금고직원이 증권사 가서 일보는 경우는 절대 없다. 증권사 직원이 금고로 찾아와야한다. 부자들 찾아다니며 설득시켜 몇억 예치하는 것보단 금고 찾아와서 몇십억예치하는 게 빠르고 편하지 않은가? 다만 추천해준 상품에서 손실이 나면 신뢰를 잃고, 신뢰를 잃으면 해당 증권사 혹은 증권회사 직원과 거래를 끊는 경우는 종종 생긴다.

반대로, 수익이 많이 나는 증권사의 경우 해당 직원의 승진이 일사천리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봤다. 왜냐면 수익이 많이 나니깐 그만큼 금고에서도 그 직원을 믿고 더 큰 금액을 투자하기 때문에.

FP를 공부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투자방법의 기본은 분산투자다. 따라서, 금고 역시 수많은 상품에 투자를 하고 있는데 보통 이걸로 큰 수익을 기대하진 않는다. 물론, 수익이 크게 나면 좋겠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고객한테 예치받은 돈 중에 한 300억원이 고스란히 놀고있다면, 나중에 손님들 이자는 무슨 돈으로 줄건가. 따라서 어떻게든 돈을 굴려야한다.

나는 대출 (여신), 예금계(수신), 출납, 자금운용, 보험보상처리, 보험판매 등의 업무를 봤다. 한 마디로 금고에서 할 수 있는 업무는 다 해봤다. 보통 대출은 “은행의 꽃”이라고 하는데, 내 경우는 대출은 아무리 해도 적성에 안맞더라. 난 자금운용 쪽이 더 재밌었다. 물론 매우 힘들었지만.

9. 타 은행과의 관계
요즘은 새마을금고도 수표를 발행한다. 즉, 옛날엔 안됐단 말이다. 대략 2009년쯤엔가 방학이라 한국을 잠시 방문했는데 같이 일했던 선배한테 수표에 관한 얘길 물어보니 이제 금고도 수표를 발행한단다. 근데 이게 참 웃기는 부분 중 하나이며, 매우 스트레스 받는, 그리고 매우 자존심 상하는 부분 중 하나다.

금고손님도 몇십억씩 거래하시는 분이 있다. 어떤 손님은 처음 통장개설하는데 17억으로 통장을 개설하셨다. 이분들, 한 천만원 출금하고 싶은데 금고가 수표발행이 안되면 어떡해야할까? 전부 현금들고 가는 건 아주 위험하다. 당연하다. 따라서, 근처 은행에서 수표를 발행해갖고 와야하는데, 일하다 말고 손님들 수표 한 장 한 장 발급해줄려면 기다리는 손님도 짜증나지 않을까.

그래서, 보통 금고에서는 거래하는 해당 은행에 몇 억원 정도를 예치시켜준다. 물론 해당 은행이 요구하는 거다. 은행도 지점들끼리 경쟁하는 게 있어서 예치고가 얼마네 대출이 얼마네 한다. 그래서 금고가 일정액 이상을 예치하는 조건으로 금고에 수표를 발행해준다.

내가 일했던 곳에선, 매일 아침 은행문 열자마자 10만원권 100장, 100만원권 20장, 500만원권 4장, 1,000만원권 2장을 발행해서 각 직원들이 업무를 시작한다. 남는 수표는 은행 마감시간 때 은행에 도로 갖다준다. 그러면, 은행은 그 수표를 재활용할까? 아니다. 금융결제원으로 넘겨서 전량 폐기한다. 그래서 금고를 싫어한다.

물론, 금고를 싫어하는 이유는 해당 지역에 있으면서 손님을 뺏어가는 이유도 있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경영진 선에서나 고민하는 문제고, 일반 직원들이 싫어하는 이유는 업무적으로 귀찮게, 힘들게 만들기 때문에 금고를 싫어한다. 그런데, 이것보다도 더 싫어하는 게 현금처리이다. 자세히 알아보자.

새마을금고 각 지점도 내부에 현금을 보관하는 자체 금고가 있다 (단어가 중복되서 해깔리시겠다). 금고 안에 일일 영업 후 남는 돈을 보관하는데, 금고 안에 돈을 많이 보관하면 당연한 말이지만 위험하다. 따라서 일정액 이상이 되면 금고에 쌓인 현금을 처리해야하는데, 보통 대형 은행의 경우는 현금호송업체를 불러 한국은행으로 현금을 보낸다. 그런데, 새마을금고는 2금융권으로 분류되, 한국은행으로 송금할 자격이 안된다. 연합회에 현금을 보내면 된다고 들었는데, 현금호송업체에서 한 번 호송할 때마다 20만원인가? 암튼 비용이 발생하고, 그걸 아끼기 위해서 금고는 무작정 은행에 입금을 시켜버린다.

액수는 보통 최저 5천만원에서 1억까지도 입금시켜봤는데, 액수가 크니깐 은행이 좋아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요즘은 고객이 현금으로 저 정도 액수를 들고가면 싫어하는 표정을 짓는다고 한다. 왜 그럴까.

첫번째 이유는, 창구직원이 저 많은 돈을 다 세야한다. 5천만원 지폐계수기로 세면 얼마나 걸릴까? 내 경험상 혼자 세면 최하 10분 이상 걸린다. 세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라, 지폐 띠지로 또 묶어야한다. 지폐 띠지로 돈을 묶으면서 직원의 도장을 찍게 되는데, 여기서 돈을 잘못세면 모자라는 돈은 도장 찍은 직원이 물어내야한다. 게다가 새마을금고가 입금한 돈 때문에 은행금고에 현금액수가 규정액 이상으로 넘치게 되면, 은행도 마찬가지로 현금을 처리해야하고, 새마을금고 때문에 현금호송을 불러야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생겨버린다. 이래서 은행은 새마을금고를 싫어한다. 그런데 다른 금고직원들 만나서 이 얘길 하면, 자기네는 아무렇지 않게 현금을 받아준다고 한다. 처음엔 좀 의아해 했었는데, 사정을 알고보니 해당 은행이 타 지점에 비해 손님이 좀 적은 곳이었고 내가 가던 곳은 평소에도 대기인이 20명 이상씩 되는 매우 북적거리는 지점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내가 가던 은행은, 주로 그 은행의 현금호송날짜에 맞춰서 현금을 입금하는 식으로 했다. 최대한 그쪽에 춰줘야지 어떡하겠는가. 이러다보면 가끔 해당 은행직원이 짜증을 낼 때가 있는데, 이럴 때 난 내가 은행에 다니는지 보험회사에 다니는지 모를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야만 했다. 명색이 금융기관이, 현금을 처리할 데가 없어서 다른 은행 가서 입금을 해야하나하고. 그래서 은행직원이 짜증을 내더라 라고 상무님한테 얘기하면, 그 얘기가 이사장님한테 들어가고, 그게 다시 그 은행 지점장한테까지 들어가니 직원들은 우릴 점점 더 싫어할 수 밖에.

말이 나왔으니 잠시 하겠는데, 내가 다녔던 금고의 이사장님은 공무원 출신으로써 xx구청장과도 친분이 두터웠으며 그 동네에서 자라서 평생을 살아오신 분이라 명망이 매우 높으신 분이었다. 2006년도, 내가 다녔던 금고의 30주년 행사에는 구청장님이 직접 오셔서 인삿말도 해주셨고, 그렇다보니 거래 은행의 지점장과 차장님 한 분이 본 행사에 직접 참여를 해주셨다. 한국 최대은행 중 한 은행의 지점장님이 일개 동네 새마을금고 행사에 참가한다는 건, 나 스스로에게는 영광이라고 생각될만큼 나 혼자 오바했었다.

금고도 수표를 발행하는 지금은 현금을 어떻게 처리할까? 선배한테 물어봤더니 똑같다더라. 수표를 발행만 해주면 뭐하나. 현금처리는 여전히 은행을 통해야하는데. 내가 근무했을 때도 그랬었지만, 그 은행은 금고와 거래를 끊고 싶어했다. 그래서 지점장 통해서 펀드와 예치금을 대략 15억 가까이 했었다. 그러니 지점장이 새마을금고 부탁이면 뭐든 들어줄 수 밖에.

말 나온 김에 일화를 좀 소개해드린다.
어느 날인가 유난히 현금이 많이 들어왔다. 그래서 은행에 사정을 좀 해서 1억인가를 겨우 처리했는데 한 며칠 지나지 않아서 또 다시 현금이 1억이 쌓였다. 어떻게 처리했을까?

금고 옆에 큰 병원이 하나 있었는데, 그 병원 건물 안에 우리가 거래하는 해당 은행의 다른지점 ATM 기계가 있었고, 여기다 5천만원을 전부 입금시켰다. 참 웃기지 않나? 금융기관 직원이 은행 ATM가서 현금 입금시키고. 참 쪽팔렸었다. 물론 액수가 크니깐 혼자는 안갔지만. 나중에 ATM기에서 입금한 목록이 쭉 찍혀있는 통장을 본 해당은행 직원은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우리가 안받아줘서 ATM 갔구나” 라고 생각하겠지만, 그 사실 자체가 같은 금융인으로써 창피한 일이 되버린 거다. 난 나름대로 금융기관 다닌다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말이다. 비록 금고라 할 지라도.

또 다른 일화가 있다. 어느 날이었는데, 그 날이 그 달 말일이었다. 31일.
현금이 너무 많아서 한 5천만원 정도만 입금시키고자했는데, 혼자 갔다와야할 일이 생겨서, 요 앞에 있는 은행임에도 불구하고 안전상 이사장님 차를 타고 갔다. 큰 쇼핑백에 돈을 넣고. 근데 그 은행 과장님이 어이없다는 듯, 같은 업계 사람으로써 말일날 현금 갖고오면 어떡하냐고, 너무하는 거 아니냐는 식으로 반농담 반진담으로 얘기했다. 그래서 결국 돌아설 수 밖에 없었는데, 문제는 쇼핑백에 담긴 5천만원. 이거 들고 다시 금고로 가나?
액수가 한 두 푼이 아니다. 은행문을 닫고 나와서 다시 금고로 전화를 했고 데리러 갈테니 그 앞에서 기다리라고 했는데, 막상 기다리니깐 무섭기 시작했다. 그 은행이 시장에 있는 어느 상가 건물 1층에 있었는데, 상가입구에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이 두어명 서있었고, 은행 뒷문에서 나오는 나와, 내 손에 들려있는 쇼핑백을 번갈아가면서 쳐다봤다.

얼마나 무서운지 상상이 되시는가? 5천만원이다. 자그마치 50,000,000원. 쇼핑백에 든 돈이 다른 사람과의 몸싸움에 의해 떨어지게되면, 참고로 띠지에 의해 묶인 돈은 가벼운 충격에도 쉽게 끊어지기 때문에, 5천만원 떨어뜨리면 아마 주변은 삽시간에 난장판이 될 거다.

참고로, 금고는 은행에 현금을 입금시킬 때 직원 2명이서 가스총을 소지하고 이동하게 되어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내부적인 과정을 알고있는 사람들이 계획적으로 날치기를 시도하는데, 얼마나 많이 날치기 당하는지 주기적으로 연합회에서 꼬박꼬박 공문이 내려온다. 게다가 이게 사전에 금고직원과 모의된 일인지, 아니면 정말로 날치기 당한 건지는 누구도 알 수 없기 때문에 잘못하면 금고직원이 뒤집어쓰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 생각을 하니깐 별의별 생각이 다 들더라. 우리 집이 싯가 얼마 짜린데, 이거 털려서 만약 내가 뒤집어쓰면, 5천만원 물어낼려면 집을 팔아야하나 말아야하나 등등.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경험이었고 금고의 큰 문제점 중 하나이다.

다시 돌아와서, 증권사와의 관계는 다르다. 위에 설명했듯이. 거긴 현금으로 갖다줘도 찍소리 안한다. 투자를 해주는 것만도 감지덕지인데. 물론 내가 다녔던 금고가 투신상품에 투자를 좀 많이 하긴 했지만, 우리 금고가 거래했던 증권사는 대부분 지점장님이 직접 오셨고, 아니면 적어도 차장급이 직접 왔었다. 이런 거 보면 재밌긴 했다. 증권사도 나름 매우 큰 금융기관인데 금고와서 열심히 영업해야하니깐. 증권사에 서류적인 업무를 좀 부탁해야할 일이 있는데, 전화받는 일반 사원이 업무처리를 잘 안해주면 바로 지점장하고 직접 통화했다. 이것도 재밌는 경험이었다.

10. 직원의 수준
난 고졸이었다. 위에도 설명했듯. 금고의 채용공고를 보면 보통 전문대 이상 학력을 소지한 자를 뽑는다. 어떤 곳은 4년제 대학출신을 뽑기도 한다. 하지만, 금고의 업무 범위가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좁기 때문에 나같은 고졸을 뽑아도 별 문제가 없고, 실제로 내가 일했을 때 당시 6급 직원 6명 중 고졸이 3명이었다. 나를 제외한 2명은 경력이 4년, 5년차였다.

새마을금고의 이념 중 한 부분이 교육이다. 새마을금고는 전국 최고 수준 시설의 연수원을 천안에 보유하고 있다는데, 소문이 그런 게 아니라 실제로 시설이 전국 최고 수준이란다. 이곳은 새마을금고 직원 뿐만 아니라 타업체도 유료로 이용할 수 있다. 물론 금고직원의 교육은 무료다.

금고직원은 금고법에 의해 반드시 교육을 받아야한다. 신규교육 및 직급별 교육 프로그램이 매우 많다. 보통 4박 5일에서 3박 4일 정도이며 금고에서 교통비를 지급한다. 문제는, 각 금고에서 직원 한 사람 없으면 업무보기 힘드니깐 교육을 잘 안보낼려고 했다.

1년마다 신규교육은 몇 번, 대출교육은 몇 번, 이런 식으로 직무별 교육회차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이를 전국의 금고에 통보하면, 금고 실무책임자는 해당 직원의 교육신청을 받는다. 내가 다녔던 금고는, 실무책임자가 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매우 중요하게 인식했던 분이라서 모든 직원이 모든 교육을 다 가야만 했다.

본인은 신규직무교육 때 전국 1등을 했다. 머리가 좋아서가 아니라, 금융분야에 관심이 있고 좋아하고, 연수원에서 다른 사람들처럼 밤에 술먹고 놀지 않으면 가능하다. 물론 운이 조금 따른 것도 있었다. 이 외에도 주기적으로 직원소양평가라는 걸 실시해서 직원들의 직무이해도를 평가하는데, 매우 스트레스 받는다.

시중은행은 잘 모르겠지만, 금고는 직원들간 “실력의 차이”가 발생한다. 이것에 대해서 알아보자.
금고의 업무범위는 은행에 비해 매우 좁아서 경력이 3년 이상이면 금고 내 거의 대부분의 업무를 알게 된다. 따라서 경력 3년차부터는 업무를 알고 모르고가 아니라 실력이 좋냐 나쁘냐가 생긴다. 예를 들어보자.

한 손님이 2천만원짜리 정기예탁금 통장이 4개가 있다.
1개는 비과세, 2개는 세금우대, 1개는 과세다.
비과세는 그대로 1년으로 다시 묶고 2개 중 하나는 아들 이름의 비과세로 묶는데, 아들이 미성년자니깐 한도가 1,500만원이다. 나머지 500만원과 다른 세금우대를 합쳐서 6개월짜리로 하나를 묶는다. 과세는 일천만원권 수표 2장으로 인출한다.

읽어보니 별로 어렵진 않다. 하지만 경력이 3년차가 되도, 못하는 직원은 늘 버벅댄다. 이건 아무 것도 아니다. 더 어려운 주문을 하는 분들도 있는데 문제는 중간에 실수를 하게되면 이 실수를 정정하는데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데 문제가 있고, 여기서 은행과 금고의 차이가 생긴다. 은행은 수많은 손님을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서 실수에 대한 정정작업이 매우 간소화 되어있는 (걸로 알고있는) 데에 반해, 금고는 아직 그렇질 못하다. 따라서, 실수를 하게 되면 VIP를 상대하는 책임자 입장에선 짜증이 나게되고, 여기서 실력이 좋냐 나쁘냐가 나온다. 참고로 금고는, 1원을 입금해도 전표가 발생된다. 전표번호가 발생됨을 말하는 게 아니라 전표를 프린트해야한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내가 일할 땐 그랬다.

물론, 경력이 몇십년씩 되는 분들도 실수를 한다. 내가 보고 겪은 바로는 금융권은 실수에 대해 좀 관대한 편인데,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고 실수한 것 때문에 괴로워하고 야단치고 하는 것보단 차라리 빨리 정정해서 고객의 요구를 빨리 처리하는 편이 더 낫기 때문이다.

종합해보면, 비록 금고직원이라고 할지라도 결코 은행원들의 업무수행능력에 뒤지지 않는 지식과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그리고 대형 은행만큼 좋은 기계를 쓰지못하는만큼, 금고직원들의 손이 더 빠르다고 말할 수 있겠다. 참고로 본인의 한글타자속도는 분당 단타 최고기록이 897타다. 내가 2년차일 때, 3년차 선배 중 한 명은 다른 일을 하고싶다는 이유로 사표를 냈고 얼마 안있어서 기업은행에 취업을 했다. 그외 내가 유학온 뒤로 2년 후에 다른 후배가 사표를 냈고 얼마 안있어서 외환은행에 취업을 했다.

11. 새마을금고 속의 또 다른 새마을금고
새마을금고는 지역금고 외 직장금고라고 해서, 회사 내 금고를 설립할 수도 있다. 매우 많은 직장금고가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삼성전자 새마을금고가 있다. 내가 알기론 삼성전자 직원 외엔 통장개설이 안되고, 당 금고직원들의 연봉수준도 해당 직장의 연봉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간다고 한다. 개인택시조합 금고도 있는데, 한국에 개인택시 엄청 많은 것만큼 금고규모도 엄청나다. 대부분의 직장금고들은 규모가 엄청나다. 또한 연봉수준도 다르고 공제나 기타 다른 스트레스가 없다고 한다.

12. 새마을금고 상조복지회
새마을금고는 각 금고와 연합회, 연수원 말고도 상조복지회라는 기관이 있는데, 말 그대로 서로 돕는 기관이라는 의미다. 사실, 쇼핑몰이나 다름없다. 다만, 금고직원들에게만 시중보다 좀 더 싸게 공급한다는 건데, 최근 몇몇 유명지의 리조트나 호텔 등을 매우 싸게 렌트할 수 있도록 나와서 인기폭팔이다. 본인은 짬밥에 밀려 가보질 못했다. 어차피 등장한 게 2006년도이고, 유학을 온 게 2007년도이니 못가보는 게 당연하겠지.

13. 끝으로
새마을금고는 현재 금융감독원 소속이 아니라 행정안전부 소속이다. 그래서 말이 많은데, 솔직히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일반 6급사원으로는 피부에 와닿질 않는다. 소속이 바뀌면 뭐가 다른지.

금감원 감사 뜨면 다들 피똥 싼다고 하는데, 사실 연합회 감사만 떠도 실무책임자가 힘들지만 결국 연합회나 금고나 한 가족이기 때문에 경영상 비리나 혹은 큰 오류만 없으면, 결국 팔은 안쪽으로 굽는만큼 큰 문제는 없었다. 게다가 내가 일할 때 당시 금감원 감사 뜬다고 한창 긴장했었는데, 내가 다녔던 금고는 우량금고라서 연합회의 우리 담당지부에서 우리 금고는 감사를 안받어도 되게끔 신경을 써줬다고 한다. 물론 금고가 전국에 워낙 많다보니 금감원에서 일일히 다 가볼 수는 없는 일이고하니 부실금고 중 가장 부실이 큰 곳엘 갔겠지.
특히나, 내가 다녔던 금고의 실무책임자가 그 동네 유지집안 출신이었는데 엄청 부자였다. 어차피 월급도 많은데다 집안 자체가 워낙 부자여서 돈 욕심이 없었는지 매우 깨끗하게 경영을 해서 연합회 직원들이 우수금고라고 칭찬을 꽤 많이 했었다.

미국에 살면서 접하는 인터넷 뉴스를 보면, 새마을금고는 보이지도 않는다. 거의 대부분 제 1 금융권에 대한 소식이고, Finance를 배우다보면 새마을금고에선 접할 수 없는 그런 지식을 배워야하기 때문에 금고에서 자금운용을 할 때 재밌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매우 어려웠지만 그만큼 배운 것도 많았다. 그러다보니 수신업무는 정말 아무 것도 아니었다. 아무튼, 타국에서 금융소식을 접하면 새마을금고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든다. 그래도 3년 가까이 다닌 직장이고, 아직도 직원들과 연락하고 만나는 관계이고, 유학 끝나면 다시 돌아오라는 전무님의 부탁은 아직도 날 새마을금고에서부터 떨어질 수 없게끔 만드는 애착심을 갖게 한다.

하지만, 금고에서도, 연합회에서도 강조하는 공제만이 살 길이다 라고 외치는 모습은 단순히 말단 직원의 업무적 스트레스보다는 앞으로 금고가 나아가야할 바람직한 경영방침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금고도 이제는 은행과 같은 수준이 되야만하고 은행처럼 투신상품 등을 취급할 수 있게끔 구조적인 조정에 힘써서 여수신, 공제 외 다른 수익모델을 만들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쓰다보니 꽤 많은 분량을 썼다. 원래 내가 느낀 것만 쓸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잠시 흥분했는갑다. 이 외에도 참 할 말이 많다. 하지만 지난 날을 푸념할려고 적은 건 아니니 여기서 끝내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