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Big Island (빅 아일랜드) 섬에 있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활화산 중 하나인 Kilauea (킬라우에아) 화산에서 용암이 분출되기 시작했다.  근데 이게 사태가 점점 심각해져서 전 주민이 대피하고 한국 뉴스에서도 연일 속보로 때려줄 정도로 피해가 커지고 있다.

내 지인들도 안그래도 이것 때문에 안부를 묻곤 하는데, 처음에야 몰라서 그랬다고 이해할 수 있는데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매번 전화해서 물어보니 가끔은 귀찮을 때가 있고, 특히 식구들은 하와이 한 두번 온 것도 아닌데도 자꾸 그러니까 내가 어디서 사는지 관심이 없나 하는 생각도 들더라.

하와이 제도는 총 7개의 섬으로 이루어져있으며, 하와이 주의 수도인 Honolulu (호놀룰루) 시가 있는 섬인 Oahu (오아후) 섬은 제주도보다 크기가 약간 작은 섬이다. 이 섬에는 하와이 인구의 80% 이상이 몰려살고 있으며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방문한다.  이 오아후 섬에는 화산은 없지만, 크기가 제주도만하기 때문에 만약에라도 여기서 화산이 터지면 정말 큰 재앙이 일어날 거다.

Kilauea 화산이 있는 섬은 Big Island라고 부르지만, 실제 명칭은 Hawaii 섬이다 (물론 현지에서도 누구나 빅아일랜드라고 부른다).  하와이 제도의 이름과 섬 이름이 해깔리지 않게 하기위해, 사이즈가 가장 크니까 빅 아일랜드라고 부르는데, 오아후 섬에서 이 섬까지의 거리는 비행기를 타고 1시간 반을 넘게 가야할 정도로 멀리 있으며, 빅 아일랜드의 크기는 서울의 15배가 넘는 엄청나게 큰 섬이다.  특히나, 킬라우에아 화산이 있는 위치는 오아후가 있는 곳과는 정 반대 방향에 있어서 실제로는 거리가 정말 멀다.  비유를 하자면, 제주도 한라산에서 용암이 종종 흘러나오는데 그때마다 매번 인천에 사는 사람한테 전화해서 괜찮냐고 물어보는 상황이랄까…  아래 구글맵으로 서울의 크기와 하와이 제도 섬들의 사이즈를 비교해보자.

심지어, 나를 비롯한 내 주변 지인들 모두 한국 뉴스를 보고서야 화산이 터진줄 알았다고 했고, 내 직장 동료들조차 화산이 터진 당일 그 누구도 화산이 터진 것을 언급하지 않았다.  화산 터진 상황이야 얘네들도 인터넷 뉴스를 봐서 알고는 있었겠지만, 제주도-인천 거리만큼 떨어진 상황이 당장 먹고살고일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딱히 “긴급하게” 알아야될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아무도 아무 말 하지 않고 그날 일만 했었다.

한국에서 하와이 화산 소식을 속보로 보내는 건, 아무래도 신혼여행으로 하와이를 갈 분들이나 관광가실 분들을 위한 뉴스가 아닌가 싶다.